美금융권 ‘모기지 망령’ 털어낸다… 대형銀 10곳 201억달러 배상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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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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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서 은행주들 일제히 강세


미국 10개 대형은행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부실 처리와 관련해 201억 달러(약 21조3060억 원)라는 초대형 배상금을 물기로 금융당국 등과 합의했다. 시장은 이번 조치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은행권을 짓눌렀던 ‘모기지 망령’이 서서히 걷히는 것이라며 환영했다. 뉴욕 증시에서 은행주들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미 통화감독청(OCC)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7일(현지 시간) 부실한 주택담보대출 집행 및 무분별한 주택 압류와 관련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JP모건 체이스 등 10개 대형 은행과 85억 달러의 배상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1월 2일자 A17면 美 대형은행 ‘모기지 부실 압류’ 100억달러 물기로

이는 지난해 2월 미 5개 대형은행이 모기지 부실과 관련해 법무부와 합의한 25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이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내주면서 대출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서명을 받은 뒤 나중에 문제가 되자 무분별하게 주택을 압류해 이번 합의에 이르게 됐다. 이 은행들은 주택을 압류당한 약 380만 명의 주택담보대출자들에게 개인당 수백 달러에서 최고 12만5000달러에 이르는 모두 33억 달러의 현금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52억 달러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조정과 탕감 등 주택담보대출 지원에 쓰기로 했다.

또 이날 BoA는 국책 주택공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모두 116억 달러(12조3000억 원)를 소송 취하 합의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BoA가 모기지 증권의 위험성을제대로 알리지 않고 부실 판매한 것에 대해 양 기관이 소송을 제기하자 합의한 것이다. BoA는 여기에 이날 OCC에 30억 달러(85억 달러 중 일부)를 지급하기로 해 146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불하게 됐다.

금융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배상 규모가 크지만 이번 합의로 최소한 시장 불안감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모기지 부실 판매와 관련해 행정부(법무부) 사법부(각 주 검찰) 금융감독당국 주택공사 등이 개별적으로 합의금을 받아낼 정도로 금융회사의 과오에 대한 미국 당국의 징벌은 한국에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혹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미국 은행#미국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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