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도전”
정몽구 현대차 회장 “혁신”
김창근 SK 의장 “자율-책임”
구본무 LG 회장 “시장선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일 오전 삼성그룹 신년하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도전, 변화와 혁신, 상생(相生).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4대 그룹은 2일 오전 일제히 시무식을 갖고 2013년 업무를 시작했다. 각 그룹 대표들은 긴장과 기대감이 교차한 가운데 열린 신년 행사에서 이 같은 경영 키워드를 강조했다.
경제민주화의 큰 흐름에 부응하되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 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 비상한 각오가 절실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하례회에서 “지난 성공은 잊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도전하고 또 도전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 멀리 보면서 변화의 흐름을 앞서 읽고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한다”며 “나라별로 제2, 제3의 삼성을 건설하는 ‘경영의 현지화’와 세계의 인재들이 막힘없이 능력을 발휘하는 ‘혁신의 기품을 갖춘 기업’이 될 것”을 주문했다.
세계 정상에 오른 삼성이 특허분쟁 등 견제에 시달리는 데 대해서는 “정상에 있는 나무가 더 강한 바람을 맞는 법”이라며 “험난하고 버거운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업을 하는 이상 사회적 책임은 항상 따르는 것”이라며 상생에 힘을 쏟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을 경영 방침으로 내놓았다. 고객이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회장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지난해엔 9개국 30개 공장의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다졌다”며 “올해는 조직 간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4% 늘어난 741만 대로 확정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8%)에 비해 보수적인 것이다.
올해부터 경영체제를 재편하는 SK그룹은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SK케미칼 부회장)의 신년사로 새해를 시작했다. 그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자율, 책임경영으로 혁신을 잘 수행해 그룹가치 300조 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대신 중국 베이징(北京) SK차이나 본사에서 별도로 열린 신년행사에 참석해 “그룹 내 회사들이 글로벌시장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노력을 돕는 서포터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모습은 SK그룹 신년인사회에서 실시간으로 화상중계됐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들은 “그룹의 새 얼굴로 김 의장을 앞세우는 동시에 자신은 글로벌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시장 선도와 철저한 실행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이제 일등기업이 아니면 성장이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냉엄한 현실”이라며 “고객가치와 시장선도를 열망하고, 그 열망을 현실로 만드는 LG만의 일하는 방식을 만들자”고 말했다.
또 구 회장은 “LG는 우리가 속한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임을 유념해야 한다”며 “열린 마음으로 사회를 돌아보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적극 나서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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