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산업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KOTRA 타이베이무역관이 10일 작성한 ‘대만 태양광 산업, 참패의 원인 분석’ 보고서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보고서는 “대만에서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태양광 산업이 ‘스타 산업’으로 각광받았으나 현재 상황은 ‘참담’ 그 자체”라며 “대만의 태양광 산업 생산가동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하며 직원이 일감이 없어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라고 진단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만 태양광 업체 29개사(社)의 올해 상반기(1∼6월) 손실 총액은 185억 대만달러(약 6850억 원)로, 이들 회사 중 수익을 낸 곳은 2개사에 불과했다. 또 과거 6년 동안 대만 태양광 업체들이 유치한 투자금은 2200억 대만달러(약 8조1000억 원)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은 ‘증발’한 상태라고 KOTRA는 덧붙였다.
KOTRA는 이처럼 대만 태양광 산업이 순식간에 무너진 이유를 ‘기형적인 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익성이 높지만 거액이 필요한 태양전지 원료 폴리실리콘 생산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고, 진입장벽이 낮고 빨리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전자모듈과 태양전지에 투자가 몰렸다는 얘기다. 태양전지 공장은 설립 뒤 3개월 정도면 바로 생산이 가능하고, 태양광 업계가 호황이던 2010년에는 원료와 생산시설만 있으면 수익을 낼 수 있었다.
KOTRA는 “대만 기업들은 낮은 비용으로 빨리 태양전지를 생산할 방법에만 골몰하고 기술 개발은 신경 쓰지 않았다”며 “업체들 간에 경쟁이 붙어 원료 확보를 위해 장기계약을 했다가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자 거액의 손실도 함께 뒤집어쓰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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