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로 퇴직연금 등 국내 은퇴금융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10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고령자들의 금융상품 가입이 늘면서 불완전 판매 등 관련 피해도 급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일 우리투자증권 ‘100세 시대 연구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제외한 사적(私的) 은퇴금융시장은 지난해 246조 원에서 올해 302조 원으로 늘어나고, 2020년까지는 98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주가연계증권(ELS) 등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 규모의 성장세 등을 고려해 추정한 수치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10년 545만 명에서 2020년 808만 명으로 크게 늘어나는 것이 주원인으로 지적됐다.
은퇴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개인연금으로 올해 216조 원에서 2020년에는 58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ELS와 월지급식 펀드 등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도 올해 24조 원에서 2020년에는 206조 원으로 커지고, 퇴직연금은 2020년 19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금융회사 간 경쟁이 과열되고, 이로 인한 고령자들의 피해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ELS, 주가연계신탁(ELT), 주가연계펀드(ELF) 등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금융상품 판매액은 4조2000억 원으로 전체 판매액(24조4000억 원)의 17%를 차지했다. 덩달아 금융회사가 원금 손실 위험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발생하는 금융 분쟁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 황진자 약관광고팀장은 “국내에서는 불완전 판매 입증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어 피해를 입은 고령자들이 보상받기가 쉽지 않다”며 “고령자들이 금융 피해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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