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美통신업체 초토화시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인수 美업체 요금 인하 예고… AT&T “거대한 장애물” 긴장
닌텐도도 신제품 美 재도전… 47만대 1주일만에 다 팔려

‘소프트뱅크와 닌텐도.’

지금 미국에서는 두 일본 기업의 미국 공략기에 기업인과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재일교포 3세로 16세 때 미국 유학길에 올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으로 돌아와 세계 부호의 반열에 오른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55) 소프트뱅크 회장. 그가 지난달 중순 미 3위 통신기업인 스프린트를 200억 달러(약 21조8000억 원)에 인수하면서 미국으로 돌아왔다.

한때 비디오 게임인 슈퍼마리오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 등으로 미국 게임시장을 평정했던 일본의 닌텐도(사장 이와타 사토루·巖田聰). 최근 연이은 추락의 부진을 떨쳐 버리기 위해 절치부심 끝에 개발한 가정용 게임기 ‘위 유(Wii U)’로 6년 만에 미국 시장에 재도전하고 있다.

미 재계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과거 성공신화를 일군 이들에게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고 있다.

손 회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통신기업을 초토화하겠다”며 미 1, 2위 통신기업인 버라이즌과 AT&T를 겨냥했다. 그는 ‘금전적으로 어려운 약체(Cash-strapped underdog)’라는 평가에 대해 “빈민가 아이들이 부유층 아이들과 싸우는 꼴”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가난한 아이들이 힘겨운 싸움에서 이길 만한 배짱이 더 많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과거 보다폰의 일본사업부문을 인수해 가격 인하를 통한 물량 공세로 NTT도코모와 KDDI 등 통신 거물과 맞서 싸웠던 전략을 그대로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파수 확보와 경쟁사 인수 등에 80억 달러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당장 AT&T의 최고 재무책임자(CFO)인 존 스티븐스는 “미 통신업계가 거대한 장애물에 직면하게 됐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뉴욕타임스는 손 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미국 시장에 재도전한 닌텐도가 ‘도박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닌텐도가 미국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앵그리버드’로 대표되는 무료 모바일게임이 득세하고 비디오게임 시장에선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등이 자리를 차지했다. 4∼9월 ‘닌텐도3DS’의 판매 부진으로 291억5900만 엔(약 4033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닌텐도는 26일 미 시장에 내놓은 신제품 ‘위 유’ 47만여 대가 일주일 만에 매진됐다고 발표해 저력을 과시했다. 레지 필스 닌텐도 북미대표는 “‘위 유’가 (이전 제품인) 닌텐도와 비슷한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으며 판매량은 제품을 얼마나 빨리 공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손정의#이와타 사토루#닌텐도#소프트뱅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