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커피소비 머지않아 세계 톱10”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건물들마다 들어선 카페 보고 깜짝”
■ 美커피협회 넬슨 회장 방한

“거의 모든 건물에 카페가 들어선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 커피 시장의 규모가 굉장히 크다는 증거죠.”

로버트 넬슨 전미커피협회(NCA) 회장(사진)은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커피 취향이 고급스러워지고 있다”며 “머지않아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이 세계 10위 안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은 세계 30위권이다.

그는 22∼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커피·차 축제인 ‘서울카페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1911년 설립된 NCA는 커피농장주와 로스팅 업체, 수출입 업체 등 커피산업 종사자들의 협의회다.

넬슨 회장은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할 만한 커피 트렌드로 가정용 ‘싱글컵’ 커피를 꼽았다. 싱글컵은 캡슐커피 머신 등으로 집에서 간단하게 만드는 한 잔 분량의 커피를 뜻한다. 그는 “2005년에는 미국 커피 소비자의 1%만 싱글컵 커피 머신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10%가 사용한다”며 “특히 18∼29세 젊은층에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넬슨 회장은 싱글컵 커피 시장의 성장 원인을 세 가지로 설명했다. 편리하면서도, 품질이 우수하고,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1인당 커피 소비량이 1960년대 초에는 하루 3잔이었지만 이후 탄산음료, 주스 등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2000년대 중반에는 1.5잔까지 줄었다. 그러다 2010년 이후 커피 소비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현재는 하루 2잔까지 늘었다. 이에 대해 넬슨 회장은 “캡슐커피나 인스턴트커피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최근 3년 사이 인스턴트커피와 싱글컵 커피 머신의 비중은 커진 반면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드립커피나 에스프레소 머신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었다.

그는 “한국은 인스턴트커피 문화에서 카페 문화로 넘어가는 단계이지만 미국은 다시 편의성을 추구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페에서 마시던 커피를 집에서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한국의 싱글컵 커피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넬슨 회장은 한국에서 정부가 프랜차이즈 카페에 대해 출점 거리 규제를 하는 것에 대해 “개인 사업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커피 산업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전체 카페의 47%가 체인점이며 53%가 개인 점포다. 개인 점포는 지역 주민들과 교류를 많이 하면서 그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