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푸조 208’ 운전자의 편안함 먼저 생각했죠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신용욱 푸조 선임 디자이너 “기능적 요소 없는 자동차 디자인 의미없다”


“형태는 기능을 따르기 마련(form follows function)입니다. 기능적 요소가 없는 자동차의 디자인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프랑스 PSA푸조시트로엥그룹의 한국인 선임 디자이너인 신용욱 씨(45·사진)는 14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푸조비즈타워에서 열린 푸조 ‘208’ 출시 행사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운전대를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신 씨는 “208에 적용된 운전대는 기존 모델보다 지름이 6cm 줄어들었다”며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크기가 줄어들었을 뿐이겠지만 최적의 크기를 결정하기 위해 200여 명의 운전자가 동원됐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신장 150∼195cm 사이의 운전자는 누구나 편안한 운전감각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푸조의 신차인 소형 해치백 208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담했다. 2006년 207이 나온 이후 6년 만에 발표된 새 ‘2시리즈’다. 2시리즈는 1929년 출시된 ‘201’ 이후 208까지 총 8번의 모델 교체를 통해 누적 2000만 대가 팔린 푸조의 대표 모델이다.

푸조 본사는 2006년 신 씨에게 ‘인체공학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중형세단인 ‘407’을 기반으로 디자인 작업을 했지만 본사는 푸조의 핵심 모델인 2시리즈의 신형에 신 씨의 디자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신 씨는 “가장 중요한 모델인 208에 새 인테리어를 적용한다고 해서 혹시 판매량이 떨어지면 짐을 쌀 각오까지 했다”고 말했다. 208은 4월 유럽에서의 출시 후 7개월 만에 15만여 대가 팔리는 성공을 거뒀다.

이 차의 인테리어를 담당하며 신 씨가 초점을 둔 것은 운전자의 편안함이다. 속도 등을 표시하는 계기반은 운전자의 눈높이에 맞춰 위치를 높였다. 시선의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208의 차체 길이는 기존 모델보다 약 7cm 짧아졌지만 뒷좌석 다리가 위치하는 공간은 5cm 늘어났고 트렁크 용량도 15L 커졌다. 운전대는 크기를 줄이고 위치를 낮춰 보다 편안한 운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신 씨는 영국 왕립미술대를 졸업하고 메르세데스벤츠 일본 선행디자인스튜디오를 거쳐 1999년 PSA에 합류했다.

그는 “한국을 떠나온 지 30년이 지났지만 늘 모국을 떠올린다”며 “208의 고성능 버전인 ‘208 GTI’가 한국에 출시되면 앞 범퍼 하단에 태극기 장식을 달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