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비즈니스 협상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꽉 막혔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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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내기를 걸어라 ②규칙을 바꿔라

DBR 그래픽
DBR 그래픽
비즈니스 협상에서 서로의 주장과 요구가 강력하게 맞서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처럼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을 타결의 길로 이끌어줄 대안은 없을까. 가장 유력한 방법은 ‘협상의 꽃’으로 불리는 ‘창조적 대안(creative option)’이다. 창조적 대안은 양측의 욕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3의 제안을 말한다. 창조적 대안을 만드는 데 협상 경험이나 창의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대신 창조적 대안을 만들어 내는 패턴을 아는 게 중요하다. 가장 흔한 패턴이 바로 ‘내기 걸기’와 ‘규칙 바꾸기’다. 협상에서 창조적 대안을 도출하는 방법론을 제시한 DBR 117호 기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입장차 좁히려면…


물건이든 부동산이든 기업이든, 돈이 오가는 협상에서 서로 다른 입장 차를 좁히는 데 자주 활용되는 방법으로 ‘내기 걸기’가 있다. 예를 들어 땅을 팔려는 사람 A가 있다고 하자. A가 소유한 땅의 시세는 현재 3억 원 정도다. 하지만 A는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인근에 5년 내 지하철역이 들어설 것이라는 정보를 들었다. 따라서 현재는 3억 원이지만 역세권임을 감안해 5억 원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땅을 사려는 사람 B의 생각은 다르다. 지하철역이 들어올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현재 가치인 3억 원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협상을 못하는 사람들은 대개 양측이 제시한 가격의 중간 수준에서 대충 합의하려고 한다. 하지만 협상의 고수는 다르다. 미래 상황에 대해 내기를 걸어 양측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어낸다. 즉, ‘현재 가격인 3억 원으로 거래하되 5년 내 지하철역이 개통되면 B가 A에게 2억 원을 추가로 지불한다’는 조항을 넣는다. A는 5년 안에 2억 원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에, B는 시세대로 땅을 샀기 때문에 모두 만족한다. 이처럼 내기를 잘 활용하면 협상 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창의적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다.

○ ‘제로섬 협상’이라면…


두 아이가 케이크 하나를 두고 서로 나누겠다며 다투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다른 친구가 케이크를 나누면 자기 몫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다툼이 생긴다. 이 논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한 명에게 케이크를 나눌 권한을, 다른 한 명에게는 나눠진 케이크 중 하나를 먼저 고를 권한을 주면 된다. 이처럼 규칙을 바꾸는 것은 아이들의 다툼뿐 아니라 대규모 비즈니스 협상에서 매우 유용한 대안이 된다.

1973년에 시작된 해저 광물 채굴권 협상은 유엔의 큰 골칫거리였다. 태평양 등 공해상 심해에 묻혀 있는 희귀 광물 개발권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채굴을 하려면 어떤 나라가 어느 지역을 개발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국가별 이해관계가 얽혀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대상 해역의 절반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컨소시엄이, 나머지 절반은 후진국 컨소시엄이 갖기로 했다. 하지만 구역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놓고 또다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이때 제시된 해결책이 ‘선진국 기업 컨소시엄이 구역을 반으로 나누고 후진국 컨소시엄이 이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선진국은 최대한 공정하게 구역을 나눌 수밖에 없다. 자칫 후진국 컨소시엄에 노른자위 지역을 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창의적 대안으로 10년을 끌던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됐다.

○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틀을 깨뜨려라


탁자 위에 동그란 달걀을 세울 방법은? 콜럼버스가 그랬던 것처럼 달걀 한 면을 ‘깨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달걀을 깨선 안 된다’는 룰을 바꾼 사실이다. 협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틀 속에서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다. 프로 협상가가 되려면 정해진 틀을 벗어나 협상의 규칙을 바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주어진 틀에서만 생각하면 누군가는 손해 보고 양보해야 한다. 답이 보이지 않을 땐 협상의 룰을 바꿔야 한다.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6호(2012년 11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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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6호(2012년 11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수익창출 성공한 사회적 기업들

스페셜리포트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는 사회적 기업을 ‘노동시장 및 사회 통합,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사회 경제적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정의한다. 사회적 기업 역시 기업이기 때문에 사회적 목적 추구 못지않게 경영의 탁월성을 갖춰야 한다. 사회적 기업은 인력, 자금 등 여러 측면에서 일반 영리기업에 비해 제약이 많은 편이다. 사회적 기업에 더 큰 혁신과 창의성, 기업가정신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DBR는 117호 스페셜리포트에서 기술과 창의성을 원동력으로 삼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구축에 성공한 사회적 기업들을 집중 탐구했다.

심리적 합병이 M&A 성패 좌우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Theory & Practice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공식이 필요하다. 경제적 측면에서 1과 1을 더해 2 이상의 결과를 얻고 싶다면 조직 측면에서는 ‘1+1=1’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M&A를 성사시켰음에도 기대한 성과를 얻을 수 없다면 심리적인 시너지 효과가 부족한 탓일 가능성이 크다. 흔히 M&A를 진행하면서 정체성 통합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M&A의 성공을 기대한다면 정체성 통합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심리적 시너지를 얻기 위해 관리자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다양한 기업 사례와 솔루션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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