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새 5만대 주문… 브라질에 현대車 ‘HB20’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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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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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20만대 판매”… 현지 5위 브랜드 목표

8일(현지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주 캄피나스의 현대자동차 판매점인 ‘안드레타 HMB 캄피나스’에서 고객들이 현지 전략모델인 ‘HB20’을 구경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8일(현지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주 캄피나스의 현대자동차 판매점인 ‘안드레타 HMB 캄피나스’에서 고객들이 현지 전략모델인 ‘HB20’을 구경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브라질 상파울루 주 동북쪽에 위치한 캄피나스. ‘브라질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이곳에 지난달 10일 현대자동차 판매점인 ‘안드레타 HMB 캄피나스’가 문을 열었다.

8일(현지 시간) 이 판매점에 들어서자 현대차가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소형 해치백 모델인 ‘HB20’ 여러 대가 3493m²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HB20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은 평일이지만 신차를 보러 온 고객들로 북적였다.

지난달 출시된 HB20의 주문량은 3주 만에 5만 대를 넘어섰다. 현대차가 올해 9월 말까지 브라질에서 12개 모델로 4만5629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인기다. 조제 마우리시우 안드레타 주니오르 판매점 사장(58)은 “대를 이어 44년째 다양한 브랜드의 자동차 판매를 하고 있지만 이처럼 열광적인 반응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산 15만 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은 9월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올해 말까지 생산량이 2만6000대에 그쳐 HB20을 타려면 상당 기간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는 이 차의 인기에 힘입어 내년에 사상 최대인 20만 대를 판매해 브라질 자동차시장 5위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흥시장인 브릭스(BRICs) 4개 국가 중 중국, 인도, 러시아에서 이미 판매 상위권에 오른 현대차가 브라질에서도 주요 브랜드로 도약하는 것이다.

○ 사탕수수 연료로 달리는 HB20

현대차는 HB20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적인 초기 반응을 이끌어냈다. 브라질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에탄올과 가솔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퓨얼’ 차량이 80∼90%를 차지한다.

1992년 소형차 ‘엑셀’ 1400대를 수출하며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는 현지 공략을 위해 2009년부터 40개월에 걸쳐 플렉스퓨얼 시스템을 탑재한 브라질 시장 전용인 ‘HB’ 개발에 나섰다. HB는 ‘현대 브라질(Hyundai Brazil)’의 약자다.

HB20은 1L급과 1.6L급 두 종류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가격은 최저 3만1995헤알(약 1730만 원)이다. 경쟁모델인 피아트 ‘팔리오’(2만8440헤알)나 폴크스바겐 ‘골’(2만7990헤알)보다 비싸다. 선호 편의장치인 에어컨과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ABS)를 기본 적용했고 비포장도로가 많은 현지 환경에 맞춰 차체 바닥높이를 높이는 등 현지화에 주력한 게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이 차는 브라질 ‘2013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현대차는 내년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HB20X’와 세단형을 추가로 투입한다.

○ 급성장하는 브라질 자동차 시장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브라질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05년 세계 9위(161만여 대)였던 브라질 자동차시장은 2010년 332만여 대로 독일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2015년에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500만 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은 지난해 말 세제를 개편해 수입차에 35%의 관세를 물리는 한편 현지 생산업체에는 세제 혜택을 주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 도요타 피아트 등 자동차회사들은 앞다퉈 브라질에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차도 2010년 7억 달러(약 7630억 원)를 투자해 상파울루 주 피라시카바에 공장을 착공해 9월 완공했다. 9일 열린 준공식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브라질 정부 고위 관계자 등이 참석해 현대차의 ‘브라질 생산 시대’를 선포했다.

상파울루=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현대자동차#안드레타 HMB 캄피나스#HB20#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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