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 어디에 맡기느냐에 따라 수익률 천양지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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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621개 상품 성적표 첫 공개

연금저축 중 수익률(연평균 기준)이 가장 높은 것은 자산운용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금저축을 가장 많이 판매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은 대부분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립된 금액이 줄어드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1일 은행 자산운용사 생보사 손보사들이 판매한 621개 연금저축의 수익률과 수수료율, 계약유지율 등 성적표를 공시했다. 연금저축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연금펀드는 전체 연금저축상품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판매 건수 기준)에 불과했지만 수익률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연금저축 증권 전환형 투자신탁1호 [주식] 종류 C4’(수익률 76%) 등 수익률 상위 5개는 모두 연금펀드였다. 이들은 모두 올해 출시됐다. 상품이 출시된 이후 주가가 완만하게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

또 전체 151개 연금펀드의 수익률은 6.83%로 은행이나 보험사보다 높았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연금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지만 손실 발생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주식형과 혼합형 연금펀드는 주가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수익률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곳은 은행이었다. 은행권이 판매하는 연금신탁 상품 36개 중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상품은 하나도 없다. 대부분이 4% 내외의 수익률을 보였다. 은행들이 연금신탁으로 들어온 돈의 대부분을 안전한 국공채에 투자하는 등 보수적으로 운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판매 건수를 기준으로 연금저축을 가장 많이 판매한 생보사와 손보사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생보사가 지금까지 판매한 198개 연금저축 중 73개는 수익률(연평균 기준)이 마이너스였다. 수익은커녕 원금을 까먹고 있다는 뜻이다. 수익률이 ―20%가 넘는 상품도 27개나 됐고 이 가운데 5개는 적립금액이 납입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올해 출시됐다.

손보사 연금저축의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236개 판매 상품의 수익률이 ―1.90%였다. 각 회사가 가장 많이 판매한 상품을 기준으로 8개 손보사 가운데 7곳이 마이너스였다.

생보사와 손보사가 판매한 연금저축의 초기 수익률이 저조한 것은 보험설계사에게 모집수당을 먼저 지급하는 사업비 체계에서 비롯됐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보험 가입 초기에는 사업비를 많이 떼기 때문에 납입보험료 대비 적립금액이 적을 수밖에 없다”며 “연금저축보험은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납입 기간이 길어지면 수익률이 좋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연금저축 상품의 금융회사별 수익률과 수수료율 등은 분기마다 공시된다. 금감원 홈페이지(www.fss.or.kr)에서 ‘연금저축 통합공시’를 선택하면 자세한 내용을 조회할 수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연금저축#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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