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준비 서희창-김혜미 씨 면접현장 가보니…
대기업 안부러운 복지… “일하면서 보석이 되는 곳”
웰크론강원 이훈규 상무, 손기태 전무가 입사지원자 서희창, 김혜미 씨(왼쪽부터)에게 웰크론강원의 급여와 복지, 비전 등을 설명하며 입사지원자의 눈높이에 맞게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취업 준비생인 서희창 씨(23·제주대 에너지공학과)와 김혜미 씨(25·단국대 식물생명공학과)는 29일 서울 구로구 디지털로 웰크론강원 서울사무소에서 영업본부장 손기태 전무, 경영지원본부장 이훈규 상무와 마주앉았다. 웰크론강원은 취업시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알짜 기업이다. 2009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상장사이기도 하다.
○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가 강점
“어떤 부분이든 궁금한 점은 물어보세요.” 손 전무와 이 상무가 긴장을 풀어주려고 먼저 말을 꺼내자 쭈뼛거리던 두 지원자가 입을 열었다. “대기업보다는 연봉이 적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인 연봉 수준을 알려주세요.”
김 씨의 당돌한 질문에 손 전무는 “퇴직금과 상여금 등을 제외하면 신입사원 초봉이 3000만 원을 넘지 않는 2000만 원대 후반”이라고 대답했다. 다만 “동종 중견기업 중에서는 상위 1, 2위 수준”이라고 자신 있게 덧붙였다.
이 상무는 “대기업보다 초봉이 적을지 몰라도 복지는 대기업 못지않다”고 말했다. 사옥 지하에 체력 단련을 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가 있고 자녀들의 학자금도 제공한다. 지방근무자를 위한 기숙시설도 있다. 중견기업 특성상 빠른 시간에 주도적으로 업무를 배울 수 있고 진급 기간이 비교적 짧은 것도 장점이다.
영어 점수나 자격증 등 소위 ‘스펙’에 대한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변했다. 손 전무는 “토익, 텝스, 학점을 고려하지만 스펙이 낮아도 관련 전공을 열심히 공부해 정확한 영어로 기술용어를 습득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직원들은 일하면서 ‘진주’가 된다”고 말했다.
○ 화공·기계 전공자 우대
플랜트 업종의 호황으로 웰크론강원은 화학공학과 기계, 전기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전공자를 우대한다. 화학공학이 사양산업으로 치부돼 각 대학이 관련학과 졸업정원을 줄여 현재 중소기업에서는 이 분야 인력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다만 영업지원, 경영지원 직군은 전공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에너지공학과 식물생명공학은 화학·기계공학과는 거리가 있는데 업무에 어려움은 없을까요?” 지원자들의 질문에 손 전무는 “기술영업의 경우 기술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정확한 설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전공자를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처음에 배경 지식이 조금 부족해도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 잘해내는 직원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지원자인 김 씨에게 이 상무는 “회사 특성상 남성 직원 비율이 높지만 여직원들이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기술적인 배경 지식만 있다면 설득이 필요한 부분은 여성이 더 섬세하게 접근할 수 있지요. 영업관리, 기술영업 등 여성으로서 할 일이 많은 회사입니다.”
마지막으로 손 전무는 두 지원자에게 중소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저는 직장생활 28년 동안 중소기업, 대기업을 다 겪어봤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회사의 인지도를 고려하느라 현장의 보물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두 분 다 겉모습이 화려한 직장보다는 ‘내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직장’에서 사회생활의 첫 단추를 끼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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