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바꾼 생보사 새 생명 부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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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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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은 한화그룹 창립 60주년 기념일인 9일 ‘한화생명’으로 사명을 바꿨다. 대한생명 간판을 내리고 한화생명으로 새 출발을 하는 것은 그동안 한화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그룹 6개 금융계열사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한생명만 유일하게 한화 이름을 쓰지 못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프랑스계 보험사인 카디프생명은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은 이달 1일부터 ‘BNP파리바카디프생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측은 BNP파리바그룹의 인지도가 카디프보다 높고 세계적으로 통합 브랜드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어 사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생명보험회사들이 최근 잇달아 사명을 변경하고 있다. 모그룹과 같은 이름을 사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게 개명을 하는 주된 이유다.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거나 개명을 앞둔 생보사들도 있다.

하나HSBC생명은 하나생명으로 이름을 바꾸기 위해 2대 주주인 HSBC와 협의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3월 부임한 김태오 사장이 영업 현장을 방문했다가 회사 이름이 발음하기 어려워 영업에 애로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명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HSBC는 하나금융이 ‘50%+1’주, HSBC가 ‘50%―1주’로 1대 주주와 2대 주주의 지분 차가 단지 ‘2주(株)’에 불과해 HSBC가 선뜻 동의할지는 불투명하다. 1992년 프랑스생명으로 출범해 2003년 하나생명을 거쳐 2008년부터 현재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하나HSBC가 다시 개명하면 20년 새 3번 이름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아비바생명도 2대 주주인 아비바그룹이 조만간 지분을 매각하면 ‘우리생명’으로 이름을 바꿀 예정이다.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그린손해보험과 ING생명 역시 주인이 바뀌면 새 간판을 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각 생보사의 사정에 따라 사명을 변경했거나 간판을 바꿔 달 예정이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해당 회사의 일선 영업조직에서는 오랜 기간 사용한 이름을 바꾸면 영업이 힘들어질까 봐 우려한다.

이문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그룹이 사용하는 친숙한 기업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름을 바꾼 뒤에 실적이 좋지 않으면 해당 그룹 전체에 나쁜 이미지를 줘 ‘가문의 영광’에 먹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대한생명#한화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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