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치마 에젠와네 씨 “한국서 배운 IT솔루션, 아프리카 교육 바꿀 것”

  • 동아일보

■ 삼성전자 IT솔루션사업부 나이지리아人 에젠와네 씨

삼성전자 IT솔루션사업부의 유일한 나이지리아인 직원인 치마 에젠와네 씨가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태양광 노트북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IT솔루션사업부의 유일한 나이지리아인 직원인 치마 에젠와네 씨가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태양광 노트북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삼성전자 제공
“고향에 돌아가면 한국의 앞선 정보기술(IT)을 교육 분야에 소개할 겁니다. 기술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부(富)를 쌓게 하죠. 그러면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 역할을 맡게 돼 정말 기쁩니다.”

치마 에젠와네 씨(27)는 삼성전자 본사의 IT솔루션사업부에서 일하는 3000여 명 가운데 유일한 나이지리아인이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다음 달 12일, 3년여의 한국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1000 대 1의 경쟁을 뚫고 아프리카에서 한 명을 뽑는 ‘삼성 MBA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됐다. 성균관대 대학원을 거쳐 지난해 삼성전자에 입사한 그는 아프리카의 컴퓨터·IT솔루션 사업을 관리하는 매니저로 일했다. 그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삼성전자는 나이지리아에 서부아프리카를 총괄하는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그는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 아프리카에 삼성전자의 IT 교육 솔루션을 소개하는 일을 맡게 된다.

“나이지리아의 학교는 1억7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 탓에 학생 수가 너무 많은 데다 교육 기자재의 수준도 떨어집니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도구가 없어 교사들이 일일이 그림을 그려 학생들에게 설명해야 하죠.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효과적으로 수업을 받지 못하고 핵심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에젠와네 씨는 어릴 적 경험한 열악한 교육 환경을 떠올렸다. 그는 IT 솔루션으로 아프리카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다. 삼성전자는 태양광 충전이 가능한 저가(低價)형 미니 노트북을 개발해 아프리카에 보급하고 있다. 또 전자칠판과 노트북을 연결해 교육 효과를 높인 ‘스마트 스쿨 솔루션’을 나이지리아 에키티 주 등 현지에 확산시키고 있다.

“제가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면서 조국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술을 공급하고, 그들이 가치를 창출하도록 돕는 것은 엄청난 행운입니다. 첨단기술을 접한 사람들의 시야가 넓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죠.”

에젠와네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추운 겨울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적응하고 스키를 즐기게 됐죠. 평생 배운 스포츠 중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한국을 정말 사랑합니다.” 그는 “한국에서 생활하며 젊은이들의 근면성과 예의 바름, 현명함을 매우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편리한 대중교통과 친절한 식당의 서비스, 조용한 공원, 케이팝 문화도 무척 그리울 것 같다”고 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IT솔루션#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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