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멀티플레이어’ 집중 육성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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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뷔통 구치 등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들은 장인의 정성을 브랜드의 핵심가치로 여긴다. 이들은 자본과 전통을 바탕으로 자체 공방과 학교에서 하나의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만들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형 장인을 육성한다. 국내외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품을 외주 공장에서 제작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공정에 정통한 기술자들이 분업을 통해 제품을 완성하는 것과 대비된다.

루이뷔통은 2010년 프랑스 아니에르에 ‘가죽장인기술학교’를 설립했다. 루이뷔통 가죽 장인들을 ‘멀티 플레이어’로 키우는 곳이다. 브랜드의 역사, 가공하지 않은 원피를 선별하는 법, 종류에 따라 가죽을 다루는 법, 가죽을 염색하고 바느질하는 작업 등 가죽제품을 만들기 위한 모든 과정을 가르친다. 강사 한 명당 배정되는 학생 수는 8명을 넘지 않는 소수정예 방식을 고수한다. 2년간 이곳에서 훈련을 받은 학생은 2000명에 이른다. 에마뉘엘 마티유 루이뷔통 산업본부장은 “루이뷔통에서 장인을 교육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며 “이와 별도로 미래의 장인을 육성하기 위해 인근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자격증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치는 이탈리아 피렌체 카셀리나 지역의 공장에서 도제식으로 장인을 육성한다. 15세 이상인 견습생들은 특정 제품이나 공정에 치우치지 않고 구치의 모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는다. 교육을 수료한 뒤 구치의 대표 제품인 ‘뱀부백’을 혼자서 만들 수 있어야 정식 장인이 될 수 있다.

구치는 이렇게 탄생한 장인들을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한다. 경력이 오래된 장인들이 각국을 돌아다니며 가방 만드는 장면을 시연하는 ‘아티잔 코너’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선 8월 31일부터 9월 9일 사이에 3회에 걸쳐 행사를 열었다. 구치 브랜드의 근본이 장인정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해외#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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