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시계를 거꾸로 돌려라… 유통업계, 불황탈출 위해 ‘타임슬립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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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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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가격 판매-추억의 베스트셀러 재출시


‘불황에는 소비자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라.’

최근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타임슬립’ TV 드라마가 여럿 등장하며 유통업체도 ‘타임슬립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10년 전 가격을 내세우거나 예전에 인기 있던 제품을 다시 출시하는 것이다. 추억을 부르는 마케팅과 믿을 만한 제품을 내세워 장바구니 물가 상승으로 팍팍해진 소비자의 지갑을 겨냥하겠다는 의도다.

○ 10년 전, 20년 전 가격 그대로

주방용품업체 락앤락은 6∼20일 전국 36개 매장에서 ‘10년 전 가격으로의 초대전’을 연다. 최대 50% 싼 가격에 밀폐용기, 조리용품, 욕실용품 등 다양한 락앤락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홈쇼핑에 판매됐던 제품으로 구성된 ‘통 큰 특가전’에서는 최대 70%까지 싸게 살 수 있다. 30만 원 이상 구매하면 2만 원 상당의 와이셔츠 수납함 2개를 증정한다. 락앤락의 김용신 국내영업본부 상무는 “막연하게 할인행사를 벌이는 것보다 ‘10년 전 가격’처럼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할인 개념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LG생활건강의 치약 브랜드인 ‘죽염치약’은 ‘20년 전 가격 그대로’ 행사를 벌인다. 9월 한 달간 전국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죽염 오리지널(130g) 제품 3개를 3950원에 한정 판매한다. 출시 당시 같은 용량의 가격이 1550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20년 전보다 싸게 판매하는 셈이다.

LG전자의 드럼세탁기 ‘트롬’은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30일까지 19kg 용량의 드럼세탁기(모델명 F4999NT1Z)를 10년 전 가격으로 판매한다. 가격은 10년 전 드럼세탁기(7.5kg)의 가격인 120만 원이다. 현재 19kg 드럼세탁기의 평균가는 대략 190만 원 선이다. 업체에 따르면 이 제품은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의 정밀 제어력으로 옷감 손상이 적고 세탁 성능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 예전 ‘베스트셀러’ 다시 출시

뷰티업계에서는 예전의 인기 상품을 재출시하는 ‘베스트셀러 마케팅’이 한창이다. 메이크업 브랜드 맥(MAC)은 ‘스튜디오 퍼펙트 SPF15 파운데이션’을 업그레이드해 10년 만에 다시 출시했다. 이 제품은 맥의 파운데이션 제품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전국 매장 및 온라인 사이트(www.maccosmetics.co.kr)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6만 원(13g)이며 리필형은 4만6000원이다.

또 다른 베스트셀러인 ‘프렙+프라임 BB뷰티 밤’도 재출시를 요구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11월 다시 판매한다. 기존에는 한 가지 색상이었지만 새 제품은 피부 톤에 따라 ‘엑스트라 라이트’ ‘라이트’ ‘라이트 플러스’ 중 선택할 수 있다. 용량도 기존 30mL에서 40mL로 늘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은 8월 말부터 △시어버터 핸드크림 △이모르뗄 크림 마스크 △엔젤리카 밀키로션 △아로마 리페어 샴푸 △퓨어 시어버터 EFT 등 10가지 베스트셀러 세트를 전국 매장에서 특별 프로모션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2003년 출시했다가 2009년 판매를 중단한 베스트셀러 ‘더블크러스트 피자’를 최근 업그레이드해 다시 판매하고 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락앤락#죽염치약#맥#록시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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