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끄는 백화점 경품 1위는 공연티켓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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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이나 상품권보다 선호… 유통업계, 공연계 큰손으로

지난달 31일 경기 의정부 실내체육관이 6000여 명의 관객으로 가득 찼다. 평소 공연을 자주 안 하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이 무대에 나오자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 관객은 음악을 좋아하는 것 외에 공통점이 또 있다.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에서 물건을 산 고객이라는 것이다.

유통업체에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경품으로 공연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한때 아파트, 자동차까지 등장했던 ‘추첨식 경품’에서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백화점 상품권이 대세가 된 뒤, 공연이 다시 새로운 경품 트렌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불황에도 공연 티켓에 대한 반응이 좋아 백화점들이 대형 공연 기획을 늘리면서 유통업체가 공연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세계 의정부점은 지난달 10일부터 26일까지 당일 5만 원 이상 구매 시 브라운아이드소울 콘서트 티켓 1장, 10만 원 이상 구매 시 2장씩 선착순으로 주기로 했다. 행사 첫날인 10일에만 1000장이 나가고, 전체 6000장이 행사 7일 만에 모두 동났다.

신세계 관계자는 “콘서트 티켓을 얻기 위해 제출한 구매 영수중 합산액만 5억 원이 넘고, 티켓 행사 덕분에 주말 고객이 20% 늘어난 효과까지 계산하면 10억 원이 훌쩍 넘는 부가 매출을 얻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10월 17일 미국 팝스타 마이클 볼턴 콘서트를 열고 관련 마케팅을 기획 중이다. 6월 ‘김건모 빅쇼’가 인기를 얻자 하반기에도 대형 콘서트를 직접 기획하고 고객들을 초청하는 것이다. 김건모 빅쇼 콘서트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려 1만 명이 넘는 백화점 고객이 참여했다. 고객에게 티켓 2장과 현대백화점 상품권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 사은 행사 이틀 만에 A석과 S석 3000여 석이 매진됐고 5일 만에 전 좌석의 80%가 팔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행사 기간에 상품권 선택 비율은 평균 94%로 압도적이지만 김건모 콘서트 티켓을 내놓자 상품권 비율이 90% 밑으로 내려갈 정도로 인기가 좋아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공연 티켓이 경품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대체재’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백화점 측의 분석이다. 생필품과 의류 등은 눈높이를 낮춰 다른 상품을 살 수 있지만 김건모 같은 특정 가수의 공연은 딱히 대체할 만한 게 없다는 것이다.

이재진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 담당 상무는 “고객들은 사은품으로 물품과 상품권 대신 콘서트와 같은 다양한 문화 공연 티켓을 선호하기 시작했다”며 “매출과 고객을 모으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어 향후에도 인기 공연 유치에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신세계백화점#경품#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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