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 사장, 獨서 애플 겨냥 비장한 발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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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소비자 위한 제품혁신 계속할 것”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쉼 없이 소비자를 위한 혁신적인 제품을 소개하겠다.”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모바일(IM) 담당 사장(사진)은 29일 오후 7시(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템포드룸에서 열린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 행사에는 세계 각지의 기자와 블로거, 전자업계 관계자 등 1500여 명이 몰렸다. 새 제품 발표도 관심사였지만 최근 애플과의 미국 특허소송 1심 배심원 평결에서 완패한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어떤 전략을 동원할 것이냐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외신들은 한국 기자들에게 “삼성이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듯 행사 내내 삼성전자는 창조와 혁신을 강조했다. “역경에 굴하지 않겠다”는 신 사장의 발언은 삼성에 ‘카피캣(Copy Cat·모방꾼)’이라는 오명(汚名)을 안겨준 애플을 향한 선전포고와 다름없었다. 이어 그는 “항상 고객에게 기술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삼성의 철학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과거 수차례 “애플에 당한 만큼 공격할 것”이라고 하는 등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날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애플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행사가 끝난 뒤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서도 애플과의 소송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삼성전자 직원들도 신 사장을 이중삼중으로 둘러싸 내외신 기자들의 접근을 막았다. 배심원 평결과 이어질 재판부의 판결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언팩 행사가 열린 독일은 지난해 8월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의 유럽 내 판매금지 조치를 내린 뒤셀도르프 법원이 있는 곳이다. 이 법원은 그 다음 달 열린 ‘세계가전박람회(IFA) 2011’에 전시한 ‘갤럭시탭 7.7’에 대해서도 갤럭시탭 10.1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철수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언팩 행사를 독일에서 연 것은 여기서 개최되는 ‘IFA 2012’와도 연관이 있지만 지난해의 ‘굴욕’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건재함을 증명하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삼성#신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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