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DBR 경영어록]작게 시작하라, 당장 자신 앞에 놓인 문제부터

  • 동아일보

―무함마드 유누스

세상에 큰 꿈을 품지 않은 리더는 없다. 문제는 그들 중 다수가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일을 하고 싶어서 작은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사소한 일부터 실행에 옮겨 놀라운 성과를 낸 사례가 있다.

그라민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세계 최초의 은행으로 유명하다. 이 은행은 경제학 교수였던 무함마드 유누스가 1982년 설립했다. 방글라데시의 작은 마을 ‘조브라’에서 출발해 아시아를 비롯한 북미,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확산됐다.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도와 은행과 총재 유누스가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유누스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강의를 하다가 조국 방글라데시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품고 귀국했다. 처음엔 정부에 들어가 여러 가지를 시도했지만 관료적인 공직 문화 탓에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누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실험적인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무담보로 대출을 해주고 그 돈으로 경제적 활동을 지원해 주는 모델이다. 여기서 그라민은행이 탄생했다. 세상 사람들은 무담보로 대출해주면 잘 갚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브라 마을 주민들은 착실히 돈을 갚아 나갔고 경제적 자립에 성공했다. “작게 시작하라. 당장 자신 앞에 놓인 문제부터 시작하라”는 유누스의 말은 무조건 크고 폼 나는 일만 찾는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정리=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1호(2012년 8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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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시’ 오해와 진실

▼ MIT슬론 매니지먼트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A는 중국 본토에 진출하면서 인맥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 인사들과 ‘관시’라고 불리는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후원하고 호화로운 파티를 주최했다. 하지만 몇 년이 흘러도 비즈니스 성과는 제자리였다. 기대 이하의 결과를 받아든 경영진은 원인 파악에 나섰다. 그리고 관시를 만들기 위해 쏟아 부은 갖가지 노력들이 오히려 좋지 않은 평판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중국 경영자들은 A기업을 비즈니스 파트너라기보다는 공짜로 유흥을 제공하는 대상쯤으로 생각했다. 설상가상으로 A가 내놓을 수 있는 매력적인 비즈니스 제안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A가 사업에 주력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A의 중국 진출은 실패했다. 중국에서 효과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점을 소개한다.



미얀마 정글 극복한 英 괴짜대령

▼ 전쟁과 경영


미얀마 정글은 가혹했다. 칼날 같은 풀과 나뭇잎은 군복도 찢었다. 원시림의 바닥은 수십만 년간 썩은 부식토와 유해가스 덩어리였다. 그 부식토에는 가죽 군화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비가 오면 부식토는 썩은 진흙탕이 됐다. 거머리와 흡혈파리, 모기가 우글거렸다. 이 정글에서 영국군과 일본군이 맞붙었다. 사기도 높고 정글 적응력도 좋았던 일본군에 비해 영국군은 병력, 훈련 등 모든 면에서 뒤처졌다. 이때 괴짜로 소문난 대령 한 명이 미얀마에 배치됐다. 윙게이트라는 이름의 이 대령은 병사들을 맨몸으로 정글에 내몰아 수백 마리의 모기에도 인내심을 기르도록 훈련시켰다. 고된 훈련에 실신자가 속출했지만 윙게이트는 중단하지 않았다. 이렇게 탄생한 부대 ‘친디트’는 교량과 철도를 파괴하고 기습공격을 감행해 일본군 사기를 떨어뜨렸다. 도전은 창의를 낳는다. 윙게이트의 무모한 도전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정글에서 작지만 값진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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