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역시 어린이가 천사”… 에인절 산업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3일 03시 00분


■ 백화점-마트, 영유아 타깃 마케팅 붐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말까지의 마케팅 키워드를 ‘어린이’로 정하고 30, 40대 고객이 많은 신규 점포를 중심으로 단골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극심한 불황기에도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에인절산업’ 관련 상품은 전체 매출 신장세의 2배가 넘는 10%대 성장을 이어가며 다른 상품군 매출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는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불황 및 각종 규제로 성장에 발목이 잡힌 다른 대형 유통업체도 어린이 관련 상품군이 불황기에 ‘천사’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07년 황금돼지띠, 2010년 백호랑이띠, 2012년 흑룡띠 등 출산 선호기가 최근 2, 3년에 한 번꼴로 이어지면서 구매 수요가 늘어난 데다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는 ‘골드맘’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 어린이집 연계 ‘영업’하는 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상반기(1∼6월) 장르별 고객 동향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 장르에서 3회 이상 구매한 고객의 매출이 전체 백화점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포인트 높은 수치다.

유아 및 아동용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식품이나 화장품 등도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 이들을 단골로 유치하면 매출 시너지를 내기 쉽다는 뜻이다. 올 4월 말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은 업계 최초로 인근 어린이집 600여 개와 연계해 자연 관찰 및 놀이시설을 갖춘 백화점 내 ‘신세계가든’을 소풍 장소로 활용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특히 수입유모차 등 유아용품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1∼7월 롯데백화점 전 점포의 유아용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2% 늘어 지난해 연간 신장률(21.3%)을 크게 웃돌았다. 백화점 측은 패션 취향에 맞춘 ‘세컨드 유모차’를 마련한다거나 프리미엄 베이비 욕조, 원목 침구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파생형’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의 신장세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동복 중에서도 특히 ‘구치키즈’ ‘버버리칠드런’ 등 고급 수입의류의 신장세가 높게 나타났다.

○ 키즈 전용 매장에 관심 집중

알뜰형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대형마트에서도 어린이 상품의 인기가 뜨겁다. 롯데마트의 1∼7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으나 완구는 14%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인기는 지난해 4월 롯데마트가 업계 최초로 어린이를 테마로 문을 연 ‘키즈 부산점’의 판매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마트 전체를 키즈카페, 초대형 완구전문점, 어린이 소극장 등 어린이 관련 판매와 편의 시설 위주로 꾸민 이 점포는 어린이 브랜드 의류 매출이 롯데마트 전체 매출 1위 점포인 잠실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수도권에 비해 상권이 작은 지방 점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한 실적이다.

대형 유통업체가 운영 중인 키즈 전용 멤버십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마트의 어린이 부모 전용 클럽인 ‘맘키즈 클럽’ 고객의 맘키즈 상품 매출은 1월 100억 원에서 6월 134억 원으로 34% 증가했다. 이마트 측은 분유와 기저귀 중심이던 상품군을 최근 7세용 상품으로까지 확대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이마트#신세계백화점#영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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