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50대, 은퇴하면 현금 뚝? 월급처럼 받는 상품이 있잖아요

  • 동아일보

스마트금융 시대 연령대별 투자요령



김모 씨(53)는 25년 직장생활에서 모은 돈으로 서울에 시가 5억5000만 원짜리 집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은퇴 후 매달 꼬박꼬박 받던 월급이 없어질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우리투자증권 골드넛멤버스WMC 최승희 PB팀장은 “김 씨처럼 고정자산이 적지 않으나 현금 유입이 사라질 것을 고민하는 50대에게는 현금 흐름을 최대화하는 것이 재테크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 월급처럼 꼬박꼬박 현금 받기

우선 은퇴 시 받는 퇴직금으로 생활을 꾸리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지수형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을 이용하면 매월 일정 금액을 받아 생활자금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ELS란 미리 특정 조건을 정해 놓고 이를 충족했을 때 일정한 수익률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과 홍콩항셍지수, 미국 S&P500 등 세 지수를 바탕으로, 이들이 가입시점에 비해 50%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연 10%의 수익을 돌려주는 조건의 월지급식 ELS를 들었다고 가정하자. 1억 원을 넣어두면 해당 지수가 반토막 나지 않는 이상 매달 80여만 원 씩을 받을 수 있다. 예금 금리가 연 3.7% 정도에 불과한 은행에 1억 원을 넣어두는 것과 비교할 경우 한 달에 60만 원 정도를 더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무래도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부담스럽다면 즉시연금보험이 괜찮은 대안이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한꺼번에 맡긴 뒤 한 달 이후부터 바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연금상품이 최소 10년 이상 매달 일정 금액을 불입한 후에야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과 달리 목돈을 예치한 후 바로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연금에 가입할 시기를 놓친 사람이나 은퇴를 앞두고 뒤늦게 노후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좋다.

즉시연금보험은 수익률이 낮긴 하지만 안정적이다. 보험사에 따라 4.7∼5.0%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4.7%를 보장하는 즉시연금보험에 1억 원을 넣어두면 세금을 제외하고 한 달에 33만 원 정도를 꼬박꼬박 받게 된다.

○ 집값이 떨어져 팔기 힘들 땐 주택연금 활용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50대가 되면 “부동산 비중을 줄이라”고 한다. 작은 집으로 이사해 관리비 등을 줄이고, 집을 매매하면서 얻은 차익으로 현금흐름을 만드는 데 투자하라는 얘기다.

그런데 요즘처럼 집값이 많이 떨어져 당장 팔기가 아깝고 그렇다고 해서 현금도 없는 경우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럴 때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은행에서 매월 일정 금액씩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주택연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주택연금은 국가가 보증하는 금융상품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연금 가입자를 위해 은행에 보증서를 발급하고 은행은 공사의 보증서에 의해 가입자에게 주택연금을 지급한다.

만 60세 이상이 신청할 수 있으며 나중에 부부 모두 사망한 후에는 집을 경매 처분한 후 매월 수령한 금액과 이자 등을 합산해 정산하게 된다.

연금 수령액이 집값보다 더 많아진다고 해서 자녀들에게 그 금액을 청구하지 않는다. 반대로 집값이 남으면 자녀가 돌려받을 수 있다.

아직 50대인데 연금 등으로 안정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 정도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0, 40대와 달리 은퇴가 임박한 50대는 투자금액에 손실이 생길 경우 원금을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증시가 좋지 않은 시기라는 점을 역으로 이용해 적립식 펀드 가입을 추천하기도 한다. 삼성증권 도곡지점 백혜진 PB팀장은 “3년 후를 내다보고 지금쯤 적립식 펀드를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조금 더 안정적 투자를 원한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고려해 볼 만하다. ETF는 코스피200 같은 지수(Index)의 오르내림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고 주식시장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실시간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ETF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므로 주식시장 상황에 맞게 잘 골라야 한다. 요즘처럼 증시가 오락가락할 때는 단기채권 ETF가 좋다. 단기채권 ETF는 만기가 6개월 미만인 여러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 수익률은 연 3.2∼3.5%로 비슷한 성격의 단기성 대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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