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은 ‘빚딩’ 부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유명스타 소유 수십억대 빌딩의 진실은…

유명스타 소유 수십억대 빌딩의 진실은…
유명스타 소유 수십억대 빌딩의 진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사역 인근. 왕복 8차로 강남대로를 사이에 둔 노른자위 지역에 검은색 인조대리석으로 둘러싸인 4층 빌딩이 눈에 띈다. 이 빌딩은 뒤편으로 1층짜리 별채도 있고, 건물 한쪽에는 노란색 일본어 안내판도 매달려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필수 관광코스로 찾는 이 빌딩의 주인은 한류스타 송승헌 씨다.

‘송승헌 빌딩’으로 알려진 이 빌딩의 국세청 기준시가는 107억6000만 원. 이는 대기업이나 유명인의 자산정보분석 전문업체인 ‘재벌닷컴’이 국세청에 의뢰해 현재 활동 중인 유명 연예인 26명이 본인 명의로 서울지역에 소유하고 있는 27개 상업용 건물의 올해 기준시가를 조사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기준시가는 국세청이 국토해양부가 매년 발표하는 공시지가와 건축비, 건물위치, 건물의 노후도 등을 반영해 결정하는 것으로 양도소득세나 상속·증여세 등의 과세 기준으로 사용된다.

1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송 씨 빌딩은 조사 대상 부동산 가운데 기준시가가 가장 높았다. 2위는 가수 서태지 씨 소유의 강남구 논현동 6층 빌딩으로 92억7000만 원이었다. 서 씨는 이 건물 외에도 종로구 묘동에 부친과 공동 명의로 63억5000만 원 상당의 건물을 갖고 있어 조사 대상 연예인 중 최고 부동산 부자였다. 뒤를 이어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의 강남구 청담동 빌딩(73억3000만 원)과 배우 박중훈 씨의 역삼동 빌딩(62억4000만 원), 이재룡·유호정 부부의 청담동 빌딩(53억4000만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예인들이 서울 도심지역의 고가 빌딩을 재테크 수단으로 소유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높은 인기처럼 값이 계속 오를 것 같았던 이들 빌딩도 2008년 이후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를 피해가지 못했다. 최근 들어 일부 건물은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고, 기준시가 대비 담보대출 비율이 100%가 넘는 경우도 나온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조사대상 27개 빌딩의 기준시가 총액은 1160억 원이고, 담보대출금 총액은 모두 966억 원이었다. 평균 담보 비율은 83.2% 수준이다. 현재 프로듀서로 활약 중인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양현석 씨는 기준시가 33억6000만 원의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을 담보로 101억4000만 원을 빌려 담보 비율만 301.4%에 달했다.

빌딩 전문 중개업소 원빌딩의 유진석 이사는 “빌딩의 실제 거래가격은 국세청 기준시가의 3, 4배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담보비율은 훨씬 낮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연예인은 월세로 이자를 충당할 수 있는 선에서 빚을 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연예인#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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