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S’ 해외보다 평균 24만원 비싸

  • 동아일보

통신사 약정 할인때 좀 싸져
불투명한 보조금 관행 때문

한국 소비자는 해외 소비자들보다 비싼 값을 주고 스마트폰을 사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통신사들은 제조회사로부터 해외 평균보다 싼값에 스마트폰을 사지만 이를 소비자에게 팔 때는 더 비싸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9일 공개한 ‘이동통신시장 단말기 가격형성 구조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용역을 받은 KISDI는 이번 조사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팔리는 애플 ‘아이폰4S’ 16GB(기가바이트) 제품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한국에서 아이폰4S의 출고가격(제조사 도매가격)은 해외 주요국 평균(약 88만 원)보다 싼 약 81만 원이었다. 그러나 소비자가 이를 통신사로부터 살 때에는 해외 평균(약 43만 원)보다 비싼 약 67만 원을 내야 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통신사가 약정기간을 걸고 휴대전화를 팔 때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통신요금 할인금액이 소비자가격에 포함돼 있지 않아 이를 감안하면 국내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스마트폰을 사는 가격은 조사 가격보다 더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경우에 따라 해외 소비자보다 싼값에 스마트폰을 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예상된다고 KISDI는 강조했다. KISDI는 “한국에서는 통신사 위주로 휴대전화가 유통돼 판매가격 경쟁이 활발하지 않고, 유통망에서의 경쟁도 제한돼 최종 소비자가격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본적으로 높게 책정된 최종 소비자가격 그대로 사는 소비자만 손해를 보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KISDI는 “통신사가 모든 가입자에게 요금을 인하해 주는 것보다 특정 가입자에게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적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이런 불투명한 보조금 지급 관행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스마트폰#가격#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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