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병 LGD 연구소장 “中-日과 기술격차 겨우 6개월… R&D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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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디스플레이 제공
LG 디스플레이 제공
“일본과 중국은 언제든지 우리나라를 넘어설 수 있는 존재입니다. 소재나 장비 관련 기술은 빠르면 6개월이면 따라잡힐 수도 있습니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사진)은 지난달 28일 경기 파주시 월롱면에 위치한 파주공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디스플레이 기술 격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강 소장은 1991년 금성사 시절부터 디스플레이 개발에 매진해 온 인물이다. 마침 인터뷰는 삼성과 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도면이 해외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난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 강 소장은 “외국에서 우리나라의 기술을 빼내려는 건 그만큼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이 선두에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실제 세계에서 생산되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절반은 우리나라 제품이다.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가 27.9%, 삼성전자(현 삼성디스플레이)가 24%이며 매출액 기준으로도 삼성전자가 27.6%, LG디스플레이가 26.2%에 달한다. 10여 년 전 일본 TV를 뜯어보며 익혔던 LCD 기술이 종주국을 뛰어넘을 만큼 성장한 것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히는 대형 OLED 패널 역시 하반기(7∼12월)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일본이 최근에야 기업들이 연합으로 패널 개발을 시작한 것과 비교해 볼 때 빠른 행보다.

하지만 강 소장은 “결과는 내후년까지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 OLED 기술은 원래 일본이 먼저 개발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면 그만큼 빨리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역시 정부의 의지가 강하며, 자금 지원 여력과 인프라도 좋기 때문에 언제든지 추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따라서 강 소장은 “격차를 유지하는 힘은 자금과 연구개발(R&D) 투자”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가 4월 파주공장에 R&D센터를 새로 구축한 것도 1위 자리를 지키려는 투자의 일환이다. 지하 1층, 지상 15층의 총면적 6만8572m²(약 2만743평) 규모로 지어진 새 건물에서 연구개발 인력 2500여 명이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강인병#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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