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재미있는 업무?… ‘게임화’에 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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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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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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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직무 만족도를 높이는 간단한 방법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급여를 높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두 방법 모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유력한 대안 중 하나가 게임화(Gamification)다. 게임화는 게임에 사용되는 재미 요소들을 게임이 아닌 영역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화 아이디어를 직장에 잘 적용하면 직원들은 재미없거나 지루한 작업을 게임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다.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직원들의 직무 만족도는 크게 높아질 것이다.

○ 게임과 직장 속 상황 비교

만약 업무에서 충분히 재미를 느낀다면 게임화는 필요 없다. 하지만 직장 생활에 100% 만족하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 게임의 특징은 크게 목표, 규칙, 피드백, 자발적 참여 등 네 가지다. 우리가 즐기는 게임은 장르를 불문하고 이 같은 요소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반면 직장 속 상황은 게임과는 다르다. 직장 생활은 공감 안 되는 목표, 불분명하고 비효율적인 규칙, 비세부적인 피드백, 공감대 형성 부족 등의 문제점이 있다.

가령 게임에서는 달성해야 할 목표가 언제나 명확하게 제시된다. 큰 목표 아래 중간보스 제거, 미니게임 완수 등의 작은 목표가 지속적으로 주어진다. 직장에서는 조직의 목표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거나 표면적으로 제시되는 목표와 개인이 느끼는 목표가 다른 경우가 많다. 피드백 측면에서도 게임과 직장 속 상황은 차이가 난다. 게임은 진행 과정 중 현재 상태가 어떠한지를 지속적으로 피드백해 준다. 보스와의 싸움, 비싼 아이템 획득 등의 목표에서 실패하면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알려준다. 반면 직장에서는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고 있는지,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추진 업무에 대한 세부적 피드백이 부족하고 본인의 성과가 조직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즉, 직장 속 상황은 마치 플레이어들에게 외면당하는 재미없는 게임과 같다. 사람들이 재미없는 게임을 외면하듯 재미없는 직장도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직원들의 일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직장 속 상황을 게임 속 상황처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간이 갈망하는 긍정적 감정, 즐거움, 재미를 업무 속에서 느끼도록 하는 것이 바로 게임화이다.

○ 직장에서의 게임화 활용 사례

게임화를 통해 지루한 업무에 재미를 더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 조사회사 가트너는 2014년까지 전 세계 상위 2000개 기업의 70%가 게임화를 적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SAP사는 영업 직원들이 활용하는 교육 프로그램인 ‘로드워리어’를 게임화해 제공하고 있다. 로드워리어는 고객과의 상담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영업 능력을 높여준다. 사용자는 게임에서 제공하는 상황에 적절히 응대해야 더 높은 과제에 도전할 수 있고 배지나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기존의 영업 직원 교육용으로 많이 사용되던 전자책이나 동영상 교본보다 실전에 가까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SAP사는 자사 고객, 파트너, 개발자, 관련 전문가 등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사이트에도 목표 설정, 경쟁, 배지, 레벨 제도, 팀 구성 등 게임화의 요소를 적용해 운영 중이다.

도시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시티’를 업무에 접목한 사례도 있다. 태스크빌(Taskville)이라는 게임은 조직 내 부서별로 업무 진척도에 따라서 건물을 건설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하나의 과업을 달성하면 새로운 건물을 건설할 수 있는데 건물의 형태는 업무에 소요된 시간, 협력 유무 등에 따라서 결정된다. 태스크빌을 활용하면 구성원들은 전체 조직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고 어떤 부서가 성과를 많이 내고 활발하게 협력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즉, 게임화를 통해서 목표 의식을 활성화시키고 진척도를 보여줌으로써 공동 노력과 업무 지속성, 조직 구조와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향후 게임화는 기업, 정부, 교육, 가정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게임화를 도입하기 전에 알아둬야 할 것들이 있다. 무엇보다 게임화를 완벽하게 검증된 도구, 부작용이 없는 도구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게임화에서 제공되는 보상이 개인이 업무를 추진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을 훼손할 수 있다. 따라서 게임화에서 이뤄지는 피드백과 보상이 업무에 대한 절대적 평가가 아니며 평가의 전부도 아님을 인식시켜야 한다. 또 게임화가 업무의 본질적 가치를 바꿀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게임화는 업무라는 메인 요리를 더욱 빛내주는 예쁜 그릇에 해당한다. 가장 중요한 본질은 그릇이 아니라 요리 자체이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 기사의 전문은 DBR 107호(6월 15일자)에 실려 있습니다.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7호(2012년 6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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