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하반기 안도랠리 기대… 건설·IT·자동차를 주목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그리스 총선 결과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다소 낮아지면서 ‘안도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한 고비를 넘으면서 국내 주식시장 일각에서도 낙관론이 머리를 들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독일 등 유럽 중심국들이 앞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정책들을 실행할지 불투명한 데다 미국 기업 실적과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에도 물음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대외 변수의 움직임이 불안해 올 하반기 증시도 상승 후 하락하는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업종은 산업재(조선, 건설, 부품 등), 금융주, 자동차, 정보기술(IT), 경기 방어주 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풀이됐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 “하반기에도 박스권 장세”

조윤남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상승 후 하락의 박스권 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상승, 2분기 하락, 3분기 상승, 4분기 하락 등의 추세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이런 전망의 배경에는 해외 변수 가운데 악재와 호재가 섞여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유럽 경기는 침체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 경기는 바닥 탈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기는 침체와 회복을 반복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와 각국의 대응책이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이 돈을 풀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는 양상이다.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다가 우려 탓에 하락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뜻이다.

국내 산업의 특성도 하반기 박스권 장세를 예상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국내 증시에서 자동차와 IT는 미국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금융은 유럽, 소재 분야는 중국의 영향을 받는다. 글로벌 경제의 3대 축인 미국 중국 유럽의 영향을 동시에 받기 때문에 해외 변수들이 한꺼번에 좋아지지 않으면 증시는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려운 셈이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제공
○ 안도랠리 땐 금융주 산업재 소형주

과거 ‘안도랠리’가 벌어지면 금융주와 산업재, 소형주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들 업종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하락 폭이 큰 반면 반등할 때 상승 폭도 큰 특성을 보였다. 2008년 8월 세계적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 파산 위기 이후 그해 10월부터 안도랠리가 벌어질 때 금융주와 산업재가 시장을 주도했다. 금융주 폭락을 초래한 금융위기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주가 다시 급등했다. 위기 때 취약한 소형주도 2008년 10월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유럽 위기가 한 고비를 넘기면서 단기적으로는 위험요인이 줄어든 금융주가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불안 탓에 안도랠리가 나타나더라도 오래 지속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금융주 중심의 상승세 이후에는 실적이 뒷받침될 자동차와 IT업종이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그리스에서 훈풍이 불어온 18일 코스피시장에서 운송장비 업종지수는 3.10% 급등했다. 19일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지만 운송장비 업종지수는 0.77% 올랐다. 현대차는 18일 3.54% 상승한 데 이어 19일에도 2.01% 올랐다.

다만 자동차나 IT 실적이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고 국제유가도 약세를 이어가는 게 좋다. 올 3분기 중 이런 여건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실적 장세도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4분기 코스피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방어주 주도의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 약세장이 펼쳐지면 통신, 내수 소비재 등 경기 방어주가 버팀목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는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므로 2013년 이후까지 내다보는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 연구원은 “내년까지 내다본다면 현 시점에서 가장 유망한 업종은 조선”이라고 밝혔다. 유럽 위기의 영향으로 실적이나 주가가 바닥권이지만 점차 저점을 높여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3년을 내다본다면 소비재보다는 자본재가 낫다는 분석도 나왔다. 세계 각국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자에 나설 때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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