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 ‘쇼핑 소심男’ 잡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4일 03시 00분


체형카드로 시간 줄이고… 남성 매장에 화장품 코너…

올해 5월 리뉴얼 오픈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남성 전용 ‘코스메틱바’(왼쪽)와 롯
데백화점이 선보인 남성 정장 및 셔츠 체형 기록 카드. 각 업체 제공
올해 5월 리뉴얼 오픈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남성 전용 ‘코스메틱바’(왼쪽)와 롯 데백화점이 선보인 남성 정장 및 셔츠 체형 기록 카드. 각 업체 제공
롯데백화점이 15일부터 남성 정장 및 셔츠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체형 기록 카드를 제공한다. 카드에는 바지 밑단 폭과 셔츠의 목둘레 등 신체 부위별 사이즈와 취향 등 특이사항이 기재된다. 이 카드를 활용하면 다른 브랜드 매장을 찾을 때 치수를 다시 잴 필요가 없어진다. 시간이 없을 때는 전화로도 주문할 수 있게 했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남성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이 서비스는 남성 패션 시장이 최근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롯데백화점의 올 1∼5월 남성 상품군의 매출 신장률은 3.3%로 여성 상품군의 신장률 1.8%를 웃돈다. 남성 고객 구성비 역시 2009년 38.4%에서 2011년 45.1%로 높아졌다.

롯데백화점 측은 이 서비스로 구입에서 수선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단축되면서 ‘레옹족’으로 불리는 중년 남성들의 수요가 특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이 백화점 남성 고객의 연령대별 구매금액을 분석한 결과 20, 30대 남성의 구매금액은 전년보다 각각 9%, 1% 줄어든 데 비해 40대는 4%, 50대는 8% 늘었다.

그러나 남성 고객은 여전히 쇼핑에 쓰는 시간이나 쇼핑 태도 측면에서 여성 고객보다 적극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유통업계는 분석한다. 따라서 여성이 많은 매장에는 들어가기를 주저하고, 오랫동안 쇼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른바 ‘쇼핑 샤이(shy)’ 남성을 위해 매장 구성이나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나섰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올 5월 남성 전용 향수 및 스킨케어 제품을 한데 모은 ‘코스메틱바’를 남성 매장에 열었다. 기존에 향수, 스킨케어 등으로 나눠 따로 팔던 남성 미용 아이템을 한데 모아 리뉴얼한 매장이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남성 의류 층에서 옷을 산 뒤 1층으로 이동해 화장품을 사야 하는 게 불편하다는 남성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한 코너”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9월 문을 연 남성전문관 내 편집매장들은 한자리에서 패션과 문화용품 등을 살 수 있게 했다. 이에 힘입어 백화점 업계 최대 불황으로 꼽히는 올 상반기(1∼6월)에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 1∼6월 현재 신사복 편집매장인 ‘멘즈컬렉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8.7% 늘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롯데백화점#남성 고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