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증시 ‘검은 월요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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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美 이어 신흥국 성장둔화
코스피 51P↓… 日은 올 최저치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유럽 17개국) 재정위기가 세계경제를 깊은 침체의 늪에 빠뜨릴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4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급락했다.

이날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는 지난 주말보다 51.38포인트(2.8%) 추락한 1,783.13으로 마감해 1,800 선이 붕괴됐다. 이날 하락률과 하락 폭 모두 올 들어 3번째로 컸다.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동안 30조 원 이상 증발했다. 일본이 ―1.7%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로 밀린 것을 비롯해 대만(―3.0%), 중국(―2.7%), 홍콩(―2.0%) 등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에 이어 개장한 유럽과 미국 증시는 지난 주말 폭락세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반영되면서 오후 11시 현재(한국 시간)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3원 오른(원화가치는 하락) 11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리스 스페인 등 몇몇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는 이제 세계 각국에 ‘성장(Growth) 쇼크’를 안겨주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유로존 회원국의 올해 마이너스 성장 전망(―0.3%)을 공식화했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있고,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감속 성장도 확실시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심각한 역풍(serious headwinds)을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경제가 비틀거리면서 수출국들이 주로 포진해 있는 아시아의 충격은 배가되고 있다. 한국은 소비둔화가 심각한 가운데 수출이 3개월 연속으로 줄면서 성장률 추가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에 이은 유럽의 재정위기는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마지막 희망은 유럽 각국의 극적인 정치적 합의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단일통화권인 유로존의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신속하게 해법을 찾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은 5일 유럽 재정위기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유로존#재정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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