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수출-내수용 강판 차이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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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식방지 아연도금 강판 2006년말 이후 동일 적용 혼류생산 2종류 사용 불가”
일부 문제제기에 적극 해명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생산하는 수출용 차량과 내수용 차량의 부식 방지용 아연도금 강판 비중이 다르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31일 “2006년 말부터 차량 부식 방지를 위해 국내 판매 차량에도 수출용 차량과 동일하게 차체에 쓰이는 강판 가운데 아연도금 강판 비율을 70% 이상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연도금 강판은 일반 강판에 아연을 입힌 것으로, 습기나 도로 제설 작업에 쓰이는 염화칼슘 등에 의해 차체가 부식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06년 말부터 ‘쏘나타’급 중형차 이상의 차량에 대해 아연도금 강판 비율을 70% 이상 적용해 왔다”며 “이후 지난해부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한 승용차 전 차종에 아연도금 강판 비율을 70% 이상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한국은 적설량이 낮은 ‘방청(防靑·녹 방지) 무관지역’으로 분류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방청 가혹지역’인 미국, 유럽과 동일한 수준으로 아연도금 강판 비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체들은 통상 미국부식공업협회(NACE)가 작성한 전 세계 부식지도를 기준으로 방청 지역을 구분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미국 뉴욕(252cm), 노르웨이 오슬로(900cm) 등 연간 평균 적설량이 많은 북미와 유럽 지역은 ‘방청 가혹 지역’으로 분류된다. 적설량이 50cm가 되지 않는 한국은 ‘방청 무관 지역’이다. 이 기준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은 지역별로 아연도금 강판 사용 비중을 조절한다. 업체들이 세계 전 지역에 동일한 아연도금 강판 비율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비용 때문이다. 아연도금 강판은 일반 강판에 비해 10∼15% 비싸다.

일부 자동차 동호회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현대·기아차가 내수용 차량에는 수출용과 다른 강판을 쓴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아연도금 강판 비율뿐 아니라 강판의 두께, 강성(剛性)도 다르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자 현대차그룹은 아예 지난해 9월 인터넷 파워블로거들과 자동차 동호회 회원들을 충남 아산공장으로 초청해 내수용 차량과 수출용 차량의 강판이 차이가 없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여러 차종을 한 라인에서 동시에 생산하는 혼류(混流)생산 방식의 구조적 특성상 여러 강판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여기에 수출용과 내수용, 두 종류의 강판을 만들어 생산라인에 구분해 적용하면 오히려 생산비가 높아지기 때문에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연도금 강판 비율을 낮춰 절감되는 원가보다 수출용과 내수용을 따로 구분해 생산하는 데 따른 비용이 더 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강판을 공급받을 때부터 수출용과 내수용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가 생산한 아연도금 강판을 사용하고 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현대자동차#수출용#내수용#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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