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CEO를 위한 지혜]우물이 달면 먼저 마른다… 인생 길게 보고 설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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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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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평균수명이 앞으로 100세에 이른다고 한다. 바야흐로 나이 60에 현직에서 물러나면 나머지 40년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명을 생각해 보면 인생 설계를 단기적인 관점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할 필요가 있다. 젊은 나이에 일찍 출세를 해서 가지고 있는 능력을 빨리 소진해 노후에는 특별한 능력 없이 무의미하게 사는 것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내 능력을 시기적으로 잘 안배해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묵자(墨子)에 보면 우물 맛이 너무 좋으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다른 우물보다 먼저 마르게 된다는 말이 있다. 감정선갈(甘井先竭), 단(甘) 우물(井)이 먼저(先) 마른다(竭)는 뜻이다. 우물이 달고 맛있으면 좋겠지만 결국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여들어 그 우물의 물을 퍼가게 되고 머지않아 바닥을 보여 우물의 기능이 정지되고 말 것이란 이야기다. 어쩌면 물맛이 당장 달지는 않아도 평범한 우물이 물의 양을 잘 조절해 결국 오랫동안 사람들이 찾는, 마르지 않는 우물이 될 수 있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한다. 당장 앞서 나가는 것보다 얼마나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마지막까지 완주할 수 있느냐가 결국 인생의 마라톤에서 승리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타인의 칭찬에 연연해 내 인생을 남의 기대에만 부응하려고 한다면 무리를 할 수밖에 없고, 결국 일찍 소진될 수밖에 없다.

장자(莊子)에 보면 강한 표범이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은 결국 표범의 가죽이 아름답기 때문이라는 구절이 있다. ‘피위지재(皮爲之災)’, 예쁜 가죽(皮) 때문에 당하는(爲) 재앙(災)이라는 뜻이다. 예쁜 가죽을 가지고 있는 것이 남들에게는 아름답고 훌륭해 보이지만 나에게 궁극적인 행복이 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는 재주(巧) 많은 사람이 결국 재주 없는 사람(拙)의 노예(奴)가 된다는 구절이 있다. 재주가 많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고, 결국 내 몸과 인생을 남을 위해 허비하며 평생 죽도록 일만 하다 가는 노예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박재희 철학박사·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박재희 철학박사·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인생의 판을 다시 짜야 하는 시대다. 내 능력을 일찍부터 소진시켜서 더는 물이 안 나오는 우물이 아니라 긴 안목에서 영원히 마르지 않고 샘이 솟는 그런 우물을 만들어야 한다. 모두 남보다 더 잘나기 위해서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세상에서 좀 못나고 덜한 것이 어쩌면 인생의 큰 관점에서 보면 나를 구제하는 동아줄이 될 수도 있다.

박재희 철학박사·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5호(2012년 5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인재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 Harvard Business Review


인재전쟁 시대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고위 임원으로 승진할 잠재력이 큰 후보들을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에 회사를 이끌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기업은 의외로 드물다. 업계에서 합의된 인재관리 베스트 프랙티스도 찾기 힘들다.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관리하기 위한 전 과정을 끝까지 연구한 사람도 없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보리스 그로이스버그 교수와 니틴 노리아 교수는 이런 문제의식 아래 2007년부터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 관리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정립했다. 회사 전략을 고려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하며 신중하게 후보를 선택해야 하고 다양한 직무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인재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에 대한 하버드대 연구팀의 최신 연구 성과를 전한다.



‘통제’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 Best Seller Preview


핵심 역량, 전략적 의지 등의 개념을 창안한 세계적 경영 사상가 게리 하멜이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What matters now)’란 신작을 내놓았다. 소셜미디어와 빅데이터, 신흥시장, 가상위협, 위험관리, 개방형 혁신 등 수많은 경영 화두가 난무하는 시대다. 하지만 그는 경영자가 진정으로 신경을 써야 할 요소는 가치, 혁신, 적응력, 열정, 이데올로기 등 다섯 가지라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과거 100년 이상 기업의 역사를 지배했던 ‘통제’라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급체계 없이 경영하는 게 충분히 가능한 일일뿐만 아니라 이런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DBR#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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