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5분 만에 차리는 푸짐한 식탁… 간편하고 건강하게 즐겨요

  • 동아일보

된장찌개부터 삼계탕까지, 더 맛있고 건강하게 진화하는 간편식


2∼3년 전부터 시작된 간편가정식(HMR)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1인 가구와 핵가족,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부터다. HMR는 ‘홈 밀 리플레이스먼트(home meal replacement)’의 약자로 간편하게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들을 뜻한다. 최근 HMR는 ‘건강하고 간편한 참살이(웰빙)’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 3분 카레에서 삼계탕까지… HMR ‘진화’

최근에는 HMR의 종류가 죽, 수프, 국, 탕, 찌개, 면, 조림, 밥, 도시락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HMR로도 한상을 차릴 수 있을 정도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HMR 시장 규모는 2009년 7100억 원에서 2010년 7747억 원, 지난해 8729억 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9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에서는 올 들어 4월까지 HMR 매출이 전년 대비 29.2% 증가했다. 최근엔 날씨가 더워지면서 칼로리가 낮은 소포장 샐러드 매출이 35.0% 늘었다.

국내에 HMR가 처음 나온 건 오뚜기가 끓는 물에 데우기만 하면 되는 ‘3분 카레’를 출시한 1981년이었다. 당시 HMR는 소비자들에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오뚜기의 성공으로 다른 식품업체들도 카레, 짜장 외에 덮밥소스, 미트볼 등을 밥과 곁들일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그러나 ‘음식은 손맛’이라는 가치관과 가공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으로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

본격적으로 HMR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핵가족과 맞벌이 부부, 독신가구가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부터다. 식품 가공기술이 발달해 품질이 향상된 것은 HMR 시장 확대에 불을 지폈다. 업체들은 조미료를 넣지 않고 국내산 원료를 사용하며 영양 균형을 고려하는 등 ‘웰빙’을 강조하고 있다.

‘슬로 푸드’로 인식되던 삼계탕, 된장찌개 등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기존에는 상대적으로 만들기 쉬운 스파게티 같은 외국음식이 HMR의 주류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만들기 복잡한 한식으로도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 건강한 HMR 쏟아진다

아워홈은 삼계탕, 육개장, 갈비탕, 도가니탕, 황태해장국, 된장찌개, 김치찌개, 미역국, 사골곰탕 등 다양한 탕과 국 제품을 판매한다. 최근에는 동태탕, 알탕, 대구탕 등 신선도 관리가 어려운 수산물로도 HMR의 범위를 확장했다.

‘손수 듬북담북’ 시리즈인 삼계탕과 사골보감탕, 갈비보감탕, 궁중육개장, 황태해장국은 인삼과 황기, 오가피 등 한방 재료를 풍부하게 넣었다. 특히 삼계탕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기른 국내산 영계만 사용했고 콜라겐 함유량을 일반 삼계탕 대비 50% 이상 늘렸다. 사골보감탕은 사골육수를 99% 함유했다.

오뚜기는 20여 종의 HMR를 선보이고 있다. 김치찌개, 청국장 등 냉장 찌개류와 전복죽을 비롯한 냉장죽, 바비큐 폭립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노우밸리 바베큐 폭립’ 3종 등을 내놓았다. ‘스노우밸리 정통 벨기에 와플’ ‘꽁꽁 쌀떡볶이’ 등 간식류도 출시했다.

대상FNF 종가집은 묵은지찜 요리를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종가집 묵은지 김치찌개’ ‘종가집 묵은지찜 고등어용’ ‘종가집 묵은지찜 삼겹살용’ 등 3종을 선보였다. 1년 이상 숙성시킨 묵은지에 저온살균법으로 제조한 양념장, 육수 등으로 구성했다.

대상 청정원은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만 데우면 되는 ‘렌지짱’을 선보였다. 숯불 떡갈비, 미트볼, 햄버그 스테이크, 매운 홍닭, 소시지 야채볶음 등 5종이다.

본죽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업체 본아이에프도 HMR를 선보였다. ‘본 맛있는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고아 진하게 끓여낸 제품이다.

대형마트들도 HMR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HMR 매장을 106개 점포까지 확장했다. 상품 종류는 국, 탕, 샐러드, 볶음밥 등 280여 종으로 늘렸다. 푸딩이나 샐러드 등 낮은 칼로리로 끼니를 대신할 수 있는 제품과 한번에 다 먹을 수 있는 소용량 반찬 등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조한 후 바로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유통업체의 특성상 유통기한이 3∼5일 이내인 제품까지도 개발할 수 있다”며 “레스토랑에서 먹는 갓 만들어진 음식과 가장 가까운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유통업체 HMR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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