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경 회장 회사 주식 270억어치도 빼돌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8일 03시 00분


20만주 미래저축銀 퇴출직전 사채시장서 수수료 80억 주고 190억 현금-수표로 바꿔
檢, 金회장 구속영장 청구… 4개저축銀 30곳 압수수색도

검찰이 영업 정지된 솔로몬 미래 한국 한주저축은행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저축은행 비리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저축은행 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7일 오전 9시부터 영업 정지된 4개 저축은행 본점과 주요 지점, 대주주와 은행장 등 주요 경영진 자택 등 3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 불법 및 부실 대출 수사에 주력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자료와 회계보고 문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들 자료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은행 대주주와 경영진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불법 및 부실 대출의 구체적인 책임 관계를 가려 형사처벌 대상자를 선별할 계획이다.

대주주 수사는 3일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체포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에 대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3일 우리은행에 예치돼 있던 미래저축은행 명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203억 원을 인출해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등으로 7일 김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회장은 또 은행 퇴출 직전 은행 명의 대기업 주식 270억 원어치(20만여 주)를 빼돌려 사채시장에서 수수료 80억 원을 주고 190억 원의 현금과 수표로 바꾼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차명 대출을 일으켜 충남 아산의 A 골프리조트를 지은 뒤 차명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김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골프장은 내 소유”라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의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8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하지만 김 회장은 심사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검찰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7일 미래저축은행 경영기획본부장 문모 씨와 김 회장의 운전사인 최모 씨가 각각 횡령 배임과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 정관계 로비도 수사

검찰은 김 회장이 서울 서초구 출신 유력 정치인과 현 정부 전직 고위 공직자를 통해 세무조사 무마 및 퇴출 저지 로비를 벌였다는 첩보도 입수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은 최근 솔로몬캐피탈을 청산한 뒤 확보한 순자산 35억 원 등 70억 원이 넘는 재산을 은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금융권과 정치권을 망라한 마당발로 알려져 있어 다수의 정관계 인사들이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저축은행 퇴출#검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