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2012 오토 차이나(베이징국제모터쇼)’에서 만난 디터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앞으로 세계적인 한국 IT기업들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한국 정보통신(IT) 기업들과 손을 잡지 않는다면 어리석은 것이겠죠.”
메르세데스벤츠를 보유한 독일 다임러그룹의 디터 제체 회장(59)이 23일 ‘2012 오토 차이나(베이징국제모터쇼)’가 열린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최근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화두인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통신 기술) 개발 상황을 묻는 질문에 “한국 IT 기업들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며 IT기기나 TV 등 전자업계의 수많은 분야를 잠식하고 있다”며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체 회장은 2010년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최근 현 ACEA 회장인 세르조 마르키온네 크라이슬러피아트그룹 회장이 “한-EU FTA 체결은 실수”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제체 회장은 “ACEA 차원에서 볼 때 FTA 체결은 서로가 원하던 것이었다”며 “양쪽 모두 시장이 번창할 수 있는 기회로 본다”고 했다.
한국 수입차시장에 대해 “한때는 ‘언제쯤 (벤츠가) 한국에서 연간 판매량이 1000대를 넘을 것인가’를 고민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난해 1만9000여 대를 판매하는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며 “한국에서 고급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세금 부담은 완화되고 있어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체 회장은 올해 전 세계 자동차시장이 작년보다 5%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중국시장에서만큼은 고급차 판매량이 15∼20% 늘 것으로 내다봤다. 벤츠는 이런 추세에 맞춰 올해 중국에서 매주 판매점 1개 이상을 추가하는 대대적인 판매망 확대에 나선다.
친환경차 대중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는 배기가스 제로(전기차를 뜻함) 차량이 값비싼 가격 때문에 소비자에게 그다지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가격을 낮추고 생산설비를 구축할 만한 일정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제체 회장은 터키 출생으로 독일 카를스루에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6년 다임러그룹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연구개발(R&D) 총괄, 판매총괄 임원 등을 거쳐 1998년 그룹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고, 2006년 다임러그룹 회장 겸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총괄임원으로 선임됐다. ▼ “적자 투성이 오펠 해결책 여름까지 낼 것” ▼ ■ 애커슨 GM회장 구조조정 예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유럽 자회사인 오펠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댄 애커슨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012 오토차이나(베이징국제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여름까지는 (적자투성이인) 오펠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인적 구조조정이나 일부 공장 폐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오펠은 지난해 기준 7억4700만 달러(약 8520억 원)의 적자를 냈다. 1999년 GM이 오펠을 인수한 뒤 지난해까지의 누적 적자는 156억 달러(약 17조7900억 원)가 넘는다. 일부 유럽 언론은 ‘GM이 한국GM의 쉐보레 브랜드 생산물량 일부를 오펠로 이전시킬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GM의 전략이다. 애커슨 회장은 “GM은 올해 중국에서 영업점 600곳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GM은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에서 영업점 290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 영업점 600곳을 추가할 경우 미국(4400곳)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 “한국 운전자에 英명차 진면목 보여줄 것” ▼ ■ 고소프 애스턴마틴 이사 亞중시 강조
“한국 운전자들에게 영국을 대표하는 명차의 진면목을 보여주겠습니다.”
올 하반기 한국시장 상륙을 앞둔 영국 고급차 브랜드 애스턴마틴의 앤디 고소프 글로벌세일즈 총괄이사(사진)는 23일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에 선보일 모델과 가격, 인증 절차 등 세부사항을 마지막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보 3월 16일자 B1면 ‘본드카’ 애스턴마틴, 7월 한국 상륙
고소프 이사는 “애스턴마틴은 이전까지는 유럽과 미국을 주력 시장으로 삼아왔지만 글로벌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대만에 딜러십을 늘리고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했으며 중국 내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진출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
애스턴마틴의 한국 공식수입은 수입차업체인 CXC모터스가 맡는다. 국내 출시 모델로는 판매 가격이 20만 달러(약 2억2600만 원·북미 기준)에 달하는 스포츠카 ‘라피드’ ‘밴티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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