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동남아 한류 새 주역으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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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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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亞 주류품평회 국순당 ‘복분자 막걸리’ 은상

“막걸리 정말 맛있네요” 4월 17∼20일 싱가포르 엑스포에서 열린 아시아 주류품평회에는 약 4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 전통주를 선보인 고려무역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막걸리와 과실주를 시음하고 있다. 싱가포르=조민상 기자 duran7@donga.com
“막걸리 정말 맛있네요” 4월 17∼20일 싱가포르 엑스포에서 열린 아시아 주류품평회에는 약 4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 전통주를 선보인 고려무역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막걸리와 과실주를 시음하고 있다. 싱가포르=조민상 기자 duran7@donga.com
“한 잔 더 따라 주세요. 한식은 먹어봤지만 막걸리는 처음인데 정말 시원하고 맛있네요.”

18일 오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주류품평회 WSA 2012’ 행사장 내 한국 전통주 홍보 부스에서 만난 제임스 림 씨는 “왜 지금까지 이렇게 좋은 술이 있단 사실을 세계에 알리지 않았느냐”며 복분자 막걸리를 석 잔이나 연거푸 들이켰다. 림 씨의 감탄이 과장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듯 17∼20일 열린 이번 품평회에서 우리나라 전통주 전문기업 국순당은 ‘복분자 막걸리’와 ‘생막걸리’로 아시아 각국의 유명 와인, 전통주 브랜드를 제치고 은상을 차지했다.

동남아에서 막걸리가 새로운 한류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날씨가 일 년 내내 무더운 동남아에서는 맥주 외에 다른 술은 안 팔린다는 것이 상식처럼 돼 있었다. 막걸리도 우리나라 소주와 함께 현지 한인 식당에서만 팔리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 오랜 기간 우리나라 음식과 술을 수입, 판매해온 윤덕창 고려무역 사장의 판단은 달랐다. 막걸리가 단맛을 좋아하고 쌀을 주식으로 하는 현지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을 것으로 보고 단맛이 강한 복분자 막걸리와 청량감이 장점인 생막걸리를 간판 제품으로 내세웠다.

윤 사장의 생각은 적중했다. 싱가포르의 국영 대형마트 등에 한국 주류코너를 입점시켜 꾸준히 시음행사를 벌이며 홍보를 한 결과 연간 매출이 30%씩 늘어난 것이다. 막걸리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시내 편의점에서도 막걸리가 일본의 전통주 ‘사케’보다 더 눈에 잘 띄는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막걸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싱가포르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주를 공부해 전문 판매자로 나서겠다는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현지인이 운영하는 골프장 두 곳이 ‘그늘집’에서 막걸리 등 우리나라 전통주를 팔겠다고 나섰을 정도다.

한편 술과 함께 우리나라 음식의 인기도 올라가고 있다. 주류품평회 행사장 옆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 우리나라 식품관은 입구 앞에 수십 명이 줄을 설 정도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린 인기 코너였다.

비빔밥 시식을 위해 줄을 서서 원더걸스의 뮤직비디오를 보던 제인 양 씨는 “비빔밥을 먹고 원더걸스처럼 날씬하고 예뻐지고 싶다”며 “케이팝(K-pop)을 좋아해 평소에도 갈비와 김치를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백진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싱가포르 지사장은 “비빔밥, 불고기는 물론이고 고추장, 된장, 간장 같은 장류도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최근에는 건강식품과 라면, 과자 등을 수입하고 싶다는 요청도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조민상 기자 duran7@donga.com
#막걸리#동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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