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 오류’ 밝혀진 건 이란 경제제재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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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앞두고 통계 점검
원 → 달러 잘못 기재 발견

지난해 12월 수출액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계기는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란 경제 제재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협상을 벌이며 대(對)이란 수출입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는 지경부는 지난해 12월 이란 수출액이 평소보다 30% 이상 급증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란 경제 제재 국면이 아니었더라면 통계 오류는 끝내 묻힐 수도 있었던 셈이다.

▶본보 21일자 A12면 ‘한국 세계무역 8위 도약’은 정부 통계오류 탓


관세청은 지난해 12월 수출액이 실제(477억4400만 달러)보다 약 20억 달러 많은 496억5700만 달러라고 지난달 발표했다. 한 중견 철강업체가 관세청에 수출액을 신고하면서 ‘10억 원’어치를 ‘10억 달러’로 잘못 기재한 게 화근이었다.

지경부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이란에 철강을 수출하고 있는데 원화거래 계좌만 이용해야 하는 이란 비즈니스의 특수성 때문에 실수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미국 금융 제재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소유의 원화결제 계좌로만 수출대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수출업체가 평소 거래하던 방식대로 원화를 달러 단위로 잘못 기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이란 수출을 계속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이란 수출액이 사실과 다르게 급증한 점을 발견한 지경부는 관세청에 통계 오류를 빨리 시정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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