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매력적인 핸들링과 높은 연비… 고급 사양 갖추고 수입차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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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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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40 살룬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중형세단 ‘i40 살룬’은 유럽 시장 공략과 함께 점차 내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수입차에 대한 현대차의 대응책이다. 이를 위해 고급 편의사양을 대거 장착하고 동급 수입차를 겨냥해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까지 내놨다. 현대차가 디젤 중형세단을 출시한 것은 2009년 ‘쏘나타 트랜스폼 N20 VGT’ 이후 3년 만이다.

현대차의 i40 세단형 출시에 대해 일부에서는 대표 중형세단인 ‘쏘나타’의 판매량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 차량을 살펴보면 쏘나타와는 목표로 하는 고객층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i40 살룬의 가솔린과 디젤 모델을 번갈아 시승하며 이 차의 특징을 살펴봤다.

i40 살룬은 앞 모습과 측면은 기존 왜건형(천장이 트렁크 끝까지 이어져 적재공간을 늘린 형태)의 i40와 큰 차이가 없지만 뒷 모습은 크게 다르다. 날개를 형상화 한 ‘윙(wing)’ 타입의 유기발광다이오드(LED) 후미등과 두 가지 색상을 조합한 범퍼가 눈에 띈다. 차체 길이는 4740mm로 왜건보다 75mm 짧아졌다.

가솔린 모델은 2.0L급 휘발유직분사식(GDi) 엔진을 달았다. 동급 쏘나타는 연속 가변밸브식(CVVL) 엔진이다. GDi 엔진은 178마력에 연비 L당 13.1km, CVVL은 172마력에 연비는 L당 14km를 주행한다. GDi는 동력성능에서, CVVL은 연비 측면에서 각각 장점이 있다. GDi는 출시 초기에 정숙성이 부족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i40 살룬에 와서는 소음이 상당히 줄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i40에만 있는 디젤 모델은 배기량 1.7L급 엔진으로 최고출력 140마력에 연비는 L당 18km로 여느 경차 수준의 높은 연비를 보인다. 최고출력은 낮지만 순간 가속능력이 수준급이다. 가솔린에 비해 약간의 소음이 느껴졌지만 동급 수입 디젤과 비교해 큰 부족함이 없었다. 가솔린과 디젤 모두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은 조향능력(핸들링)이다. 탄탄한 서스펜션(차체 하단의 충격흡수장치)을 통해 날카로우면서도 안정적인 코너링 주행이 가능했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지만, 앞서 출시된 i40 왜건형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와 왜건이라는 독특한 차체 형태에 대한 소비자의 낮은 인지도로 인해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i40 살룬은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형급 세단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가격은 가솔린 2525만∼2985만 원, 디젤은 2695만∼3155만 원. 쏘나타(2210만∼2820만 원)보다 높은 가격에 상응하는 차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얼마나 알릴 수 있느냐가 현대차의 과제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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