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있는 남성잡화 편집매장 ‘맨즈스타일플러스’에서 한
남성 고객이 다양한 패션 양말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회사원 조연희 씨(33)는 요즘 어떤 옷을 입을까만큼 어떤 양말을 신을지가 고민이다. 걷거나 의자에 앉을 때 바짓단 밑으로 살짝살짝 보이는 양말이 그에겐 넥타이처럼 스타일을 완성 짓는 패션 아이템이 됐다.
검은색 아니면 회색 면양말 위주였던 남성 양말 시장이 변하고 있다. 주황 보라 초록 등 과감한 원색 바탕에 줄무늬나 아가일 체크가 새겨진 패션 양말의 매출이 늘고 있다. 소재도 실크 울 캐시미어 등으로 다양해졌다. 백화점의 남성복 매장들은 예전 같으면 1층 잡화코너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양말들을 매장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양말 전문 브랜드로는 ‘니탄(Cnyttan)’이 대표적이다. 니탄은 2008년 한국에서 론칭한 토종 브랜드로 입소문을 타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0년 갤러리아백화점을 시작으로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에 입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이 브랜드가 예상보다 3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자 현재 본점과 부산의 센텀시티점에 있는 단독 매장을 강남점과 영등포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이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0% 올랐다.
이 밖에도 스웨덴 양말 브랜드 ‘해피삭스’나 폴스미스 제냐 팔케 등 남성 의류 브랜드에서 내놓는 패션 양말이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남성 잡화 편집매장 관계자는 “이런 양말들은 한 켤레에 1만∼5만 원을 호가하지만 다른 명품에 비해 부담 없는 가격으로 멋을 낸 티가 나서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양말이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은 남성들의 짧아진 바지 길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갈색 구두가 패셔너블한 남성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며 남성들의 욕구가 숨겨진 구두 속까지 파고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수요에 힘입어 남성 의류 브랜드들은 양말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이혜령 남성 MD1팀 상품기획자는 “양말뿐만 아니라 부토니에르(정장 재킷에 꽂는 액세서리) 행커치프 팔찌 등의 수요가 높아지며 남성 패션소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편집매장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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