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눈이 무서웠나… 삼성 ‘조용한 성과급 잔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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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과이익분배금 지급… 못받은 계열사는 스트레스

삼성그룹이 2001년 이후 지켜온 ‘차등성과 원칙’에 따라 올해도 성과급을 지급했다. 하지만 대기업에 대한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듯 성과급을 받는 삼성 내부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삼성전자 등 삼성의 주요 계열사는 31일 직원들에게 지난해 실적에 따른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했다. 삼성은 2001년부터 사업부별 목표 대비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직원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PS를 주고 있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한다는 원칙이다.

올해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최고 상한선인 50%의 PS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 계열사는 한 푼도 받지 못하는 등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일부 삼성 직원은 대기업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주위의 과도한 관심 때문에 ‘성과급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이날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는 “급여가 많은 금융계열사를 제외하더라도 다른 대기업은 당당히 적잖은 돈을 받아가는데 왜 삼성만 가지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조롱거리가 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명절 때마다 다들 한마디씩 한다. 아무리 사업부마다 다르다고 해도 안 믿는다. 괴롭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 올라왔다.

한 삼성 직원은 “국내 삼성 직원 20만 명 중 최고 상한선인 50%를 받는 무선사업부 직원들은 1만8000명 정도”라며 “실적에 따라 차이가 커 스트레스를 받는 직원이 많은 데도 삼성에 다니면 모두 엄청난 돈을 받는 걸로 아는 사람이 많아 난처하다”고 털어놓았다.

삼성 내부에서도 PS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성과에 따라 보상한다는 원칙은 옳지만 협업해야 하는 부서끼리도 지나치게 경쟁하는 문제 등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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