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현지 투
자자문사 개소식에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 투자자문사를 통해 현지
기업공개 관련 업무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우증권 제공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에게 지난해는 쓰디쓴 해였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의 국내 상장을 타진하는 등 해외기업 상장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유럽 재정위기로 무산됐다. 설상가상으로 한국거래소에 2차상장된 중국의 섬유업체 고섬이 회계부실로 거래정지되는 사태까지 터졌다. ‘세계 100대 기업 상장을 유치하겠다’고 외쳤던 김 이사장과 고섬의 주간사회사를 맡았던 임 사장은 속이 까맣게 탔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새해에도 글로벌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 아시아 각 거래소와 연계 분주
한국거래소는 외국기업 직접 유치에서 해외거래소와의 네트워킹을 통한 증시 글로벌화로 방향을 틀었다. 일단 첫 단추는 꿰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도쿄증권거래소그룹(TSEG)과 시장연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일본 투자자의 국내 시장 참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일본 글로벌 기업이 국내에 상장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됐다.
김 이사장은 “한국과 중국의 대표기업 30∼50개사를 먼저 교차 상장시킨 뒤 중장기적으로 교차거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이사장은 홍콩 증권거래소 이사장을 만나 상호 교차거래를 제의하는 등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의 연계거래에 이어 나스닥 연계거래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 증권사들도 현지 진출 앞장
대우증권은 현지 진출을 통해 다양한 국제업무 경험을 쌓기로 했다. 우선 지난해 11월 중국에 세운 베이징투자자문사를 통해 중국기업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에 주력할 방침이다.
당장 해외 우량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을 유도하기가 어려운 만큼 한상(韓商)기업에 집중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상기업 액세스바이오와 접촉해 국내 상장을 타진하던 유진증권은 최근 우리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상장 주간사회사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액세스바이오가 상장되면 뉴프라이드에 이어 국내 증시에 상장한 두 번째 미국 기업이 된다.
다만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이 올해부터 해외 기업이 국내에 상장할 때 주간사회사가 최소 10%의 공모물량을 인수하도록 한 것은 부담이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중국기업의 IPO가 22억 달러(약 2조5000여억 원)에 그쳐 상장폐지된 기업가치인 35억 달러(약 4조180억 원)에도 못 미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중국기업에 대한 불안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