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가 회사 브랜드 스토리를 소개하고 과자를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는 ‘스위트팩토리’(왼쪽)와 국순당이 전통주의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주향로’.
제빵 제과 주류 등 식음료 업계에서 회사 역사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마케팅 활동이 한창이다. 길게는 반세기가 넘게 서민들의 먹을거리를 만들어온 역사를 바탕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전시장을 만들거나 기업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19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1945년 삼립식품의 전신인 상미당을 세워 제빵사업을 시작한 SPC그룹은 회사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SPC그룹은 지난해부터 기업문화팀에 전담 직원을 두고 역사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SPC그룹에 따르면 현재 컨설팅을 마치고 사료가 될 만한 자료를 각 계열사와 공장별로 찾고 있는 단계다. 그룹 홈페이지에 ‘역사관’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사료를 찾는 일은 사사(社史) 편찬 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앞으로 사료 전산화 작업 등 후속 작업과 용지 선정 등을 거쳐 박물관과 체험관 등을 아우르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C그룹이 이제 막 역사를 담은 공간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면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등 제과업계는 이미 각종 전시장과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3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제과 사옥에 체험형 과자 박물관인 ‘스위트팩토리’를 열었다. 스위트팩토리는 과자를 만드는 과정과 1967년부터 이어져 온 롯데제과의 브랜드 스토리를 한눈에 보는 것은 물론이고 과자를 직접 만들면서 체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하루 평균 약 150명이 스위트팩토리를 찾는데, 아이와 부모가 함께 오는 관람객이 늘면서 누적 관람객이 7만 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해태제과 역시 자사의 정체성이 과자인 만큼 과자를 활용해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본사에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주류 업계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1998년부터 강원 홍천군 강원공장에 ‘하이트피아’를 만들고 공장 견학도 할 수 있고 하이트진로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공장 내부 견학로를 따라가며 맥주 제조 과정은 물론이고 1970, 80년대 광고포스터, 크라운맥주 시절의 맥주병과 옛 진로 소주병 등을 통해 회사 역사를 볼 수 있게 했다. 여기에 바로 만든 맥주를 시음할 수도 있어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찾아와 즐길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강원 횡성군 ‘횡성공장’에 조선시대 술잔 등 전통주 관련 자료와 함께 회사 역사를 볼 수 있는 ‘주향로’를 운영 중인 국순당은 이곳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전통문화를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CJ가 서울 중구 쌍림동에 운영하는 CJ푸드월드처럼 아예 매장을 통해 기업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CJ푸드월드는 CJ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를 한공간에 모아 CJ의 외식사업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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