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내년 車산업 위기… 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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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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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해온 것은 잊어라. 위기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은 1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해외법인장 회의를 갖고 주요 임직원들에게 “최근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주문했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영향과 중국 인도 등 주요 신흥시장에서의 성장세 둔화로 내년 자동차산업 전망이 어둡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은 연 4회씩 정기적으로 정 회장 주재하에 해외법인장 회의를 연다. 현대차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사상 최고 실적인 660만 대 판매 달성이 유력하지만 이날 회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냉랭했다”고 전했다. 이는 정 회장 특유의 ‘긴장감 불어넣기’식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연말 인사를 2주 남짓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전반에 위기감을 강조해 조직이 나태해지는 것을 막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내년 준공을 앞둔 중국 3공장과 브라질 공장 준비 현황을 보고받은 뒤 차질 없는 준비를 당부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자국 자동차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할 것을 주문했다.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중국 정부의 요구로 독자 브랜드인 ‘서우왕(首望)’을 지난달 출범했다.

정 회장은 또 브라질 공장의 준공에 앞서 내년 하반기부터 현지 생산에 들어가는 현지형 소형차(프로젝트명 HB)는 “현지에서 처음으로 만들어 파는 차인 만큼 품질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유럽 미국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도 “시장에 맞춘 차별화 전략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을 지시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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