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 신라서 밀려나고 롯데와 싸우고… “공항 면세점 입점 늦어져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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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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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장 발송… 이행 않으면 소송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치’가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이 지연되자 롯데면세점에 약정 이행을 촉구하는 최고장을 11일 발송했다. 사진은 구치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구치코리아 제공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치’가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이 지연되자 롯데면세점에 약정 이행을 촉구하는 최고장을 11일 발송했다. 사진은 구치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구치코리아 제공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치’가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 지연을 둘러싸고 롯데면세점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구치코리아는 13일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매장 입점이 늦어지면서 사업 기회 상실 등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며 롯데면세점에 약정 이행을 촉구하는 최고장을 11일 발송했다고 밝혔다. 구치는 롯데면세점이 일주일 내 약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구치는 인천공항 내 기존 롯데면세점 매장에 이어 올해 8월 1개 매장을 추가로 여는 것으로 롯데 측과 올해 2월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롯데면세점은 7월에 매장을 오픈할 수 있다며 6월 27일부터 매장 공사를 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는 것.

구치 측은 그러던 중 갑자기 롯데로부터 공사를 연기해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구치 관계자는 “롯데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별다른 이유 없이 매장 공사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면서 공항공사에 대해 소송 제기 등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공항공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미적지근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명품 업체가 이런 이슈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다.

구치는 올해 7월 인천공항 신라면세점에 있던 2개 매장을 철수했다. 구치가 신라면세점에서 롯데면세점으로 옮겨가기로 한 것은 신라면세점에 루이뷔통이 들어온 게 계기가 됐다. 신라면세점은 루이뷔통에 10% 중반대의 수수료를 요구한 데 비해 구치에 대해선 기존의 30% 수수료를 유지했다. 이에 대해 구치가 반발하면서 매장을 철수하게 된 것이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루이뷔통 유치전에서 패한 롯데가 ‘대항마’로 구치를 낙점했으나 최근 구치의 매출 성장세가 좋지 않아 입점을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보도 자료를 통해 “매장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들여오는 일정이 늦어져 지연되고 있을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13일 롯데면세점 측은 “구치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면서 “매장은 반드시 오픈한다는 목표로 공항공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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