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펙스W 영국인을 걷게한다

《 국내 스포츠전문브랜드 프로스펙스의 워킹화 브랜드 ‘프로스펙스W’는 최근 해외 진출의 교두보가 될 중요한 쾌거를 이뤘다. 8월 28일부터 9월 24일까지 영국 런던 해러즈백화점에서 열린 한국특별전에 참여해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들에게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 이번 행사를 담당한 임성욱 프로스펙스 특수영업팀장은 “백화점 측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내년 2월 입점을 목표로 여러 차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
○ 해러즈가 선택한 브랜드

프로스펙스가 참여한 해러즈 한국특별전은 KOTRA의 주관으로 이뤄졌다. 해러즈 구매팀은 직접 방한해 고급 백화점 이미지에 맞고 향후 입점 가능성이 큰 브랜드 19개를 골랐다. 프로스펙스 측은 이번 행사에 참가한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해러즈백화점의 대형 전광판과 백화점 멤버십 잡지 ‘해러즈 매거진’에 광고를 싣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 덕분에 더욱 시선을 끌었다.

이번 특별전에서 프로스펙스는 올 1월부터 9월까지 13만 켤레가 판매되며 이른바 ‘대박’ 아이템으로 기록된 ‘W 파워 405’를 선보였다. 스포츠신발 업계에서는 1년에 2만 켤레만 판매돼도 ‘베스트셀러’로 꼽힌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한국특별전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 국기 유니언잭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과 해러즈백화점을 상징하는 초록색을 활용한 디자인 2점 등 3가지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가이 체스턴 해러즈백화점 마케팅이사는 “기능성과 상품성 측면에서 유럽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평했다.

프로스펙스가 국제적으로 이 같은 호평을 받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1981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후 1990년대 초반까지 ‘국민브랜드’로 각광받았던 영광이 무색하게 1990년대 후반 내수시장에서 고전하며 법정관리까지 갔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07년 초 LS그룹에 편입된 프로스펙스는 브랜드 재정립과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그리고 그 결과 2009년 스포츠업계 최초로 워킹화 전문 브랜드를 론칭할 수 있었다.

○ ‘스포츠워킹’으로 영국 소비자 공략

영국 런던 해러즈백화점에서 약 한 달간 열린 한국특별전에 참여한 워킹화 브랜드 ‘프로스펙스W’는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에게서 호평을 받았다. 프로스펙스 측은 이번 행사로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로스펙스 제공

영국에서도 잠재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걷기를 건강관리를 위한 주요 수단 중 하나로 여기고 특수 제품을 따로 구매하는 한국 소비자의 트렌드를 영국인들이 생소해했기 때문이다.

임 팀장은 “다행히 평균 체격이 커서 평소 걸을 때도 더 빨리 피로감을 느끼는 영국인들이 일단 신어서 편하다는 이유로 관심을 가졌다”며 “세련된 디자인 덕분에 일상복에도 잘 어울린다면서 이것저것 신어보는 모습을 보며 안도했다”고 전했다.

영국 스포츠브랜드 전문가 덩컨 홀므 씨는 “달리기에 비해 부상 위험이 적고 정서적인 치유 효과도 있다는 개념을 내세워 ‘스포츠워킹’이란 화두로 걷기를 소개하면 유럽시장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타이밍도 좋았다. 영국 정부가 25일 영국 전역 11개 지역에서 걷기 캠페인 ‘워크 포 라이프(Walk 4 Life)’ 행사를 연 것. 영국 정부와 후원사인 현지 방송사 ITV는 앞으로 이 같은 워킹 캠페인을 통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걷기가 건강관리를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음을 집중 홍보할 예정이다. 프로스펙스 측은 이 캠페인이 영국 내 워킹화 시장 확대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회사 측은 해러즈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외 스포츠용품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영문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해러즈 마케팅’이 펼쳐진다. 해러즈 스페셜 리미티드 에디션을 국내에서도 선보인 것. 10월 31일까지 워킹화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의류를 구매할 때 10%의 할인 혜택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