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근속자 격려선물 ‘그래도 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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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 회사에 근무한 직원에게 대기업들이 주는 단골 선물은 ‘금’이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1970, 80년대 대기업들이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할 때만 하더라도 금값은 한 돈(3.75g)에 5만 원을 밑돌았다. 29일 현재 순금 한 돈의 시세가 약 23만 원인 점에 비춰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금값이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자 대기업들도 곤란하다는 표정이지만 금의 상징성과 환금성(換金性)을 따져보면 마땅한 대안이 없어 대부분의 기업은 장기근속 직원들에게 금을 선물해 격려하는 관행을 유지할 계획이다. ‘뚝심’의 건설업계는 금값이 폭등했어도 장기 근속자에게 꾸준히 금붙이를 선물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근속 10년차부터 5년 단위로 최소 5돈, 최대 35돈짜리 순금 메달을 선물한다. 29일 시세로 계산해 보면 현대건설의 장기근속 직원들이 받는 금메달 값은 최대 805만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 역시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들에게 금메달을 선물하고 있으며 포스코건설은 근속 연수에 따라 1∼5돈의 순금이 들어간 감사패를 준다.

건설업계 외에도 금 선물을 계속하는 기업은 많다. SK이노베이션은 SK를 상징하는 ‘행복날개’ 금배지를, 한화그룹은 10년 근속자에게 10돈, 20년 근속자에게 20돈짜리 금 열쇠를 주는 관행을 유지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10년 이상 근속자에게 5년 단위로 근속 연수와 같은 중량의 금 또는 이와 똑같은 가치의 상품권을 준다. 지난해 10년 근속자가 10돈짜리 금 대신 190만 원어치의 상품권을 받았다면 올해는 금값이 뛴 덕분에 230만 원 넘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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