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탭 유럽판매 재개]삼성vs애플 ‘0.2mm의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8일 03시 00분


삼성 “아이패드2보다 더 얇게 더 가볍게”

갤럭시탭10.1을 만들어낸 삼성전자 엔지니어들은 애플의 모방 주장을 일축한다. 애플의 아이패드보다 갤럭시탭10.1이 디자인 면에서 한발 앞선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 ‘두께 경쟁’을 벌였다. 3월 공개된 ‘아이패드2’의 두께가 8.8mm로 확 줄어들자 삼성전자는 갤럭시탭10.1의 두께를 8.6mm로 줄여버렸다. 갤럭시탭10.1이 처음 공개된 지 한 달여 만에 2.3mm를 더 줄인 것이다.

기구(소재) 담당 정상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책임은 “시장 상황이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급하게 설계를 변경해야 했다”며 “기존 개발팀과 차세대 모델 개발팀을 합쳐서 빠른 시간 안에 가장 얇고 가벼운 태블릿PC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아이패드2보다 두께를 더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삼성전자가 크기가 작은 휴대전화를 만들어와 부품 집적도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갤럭시탭10.1의 주회로기판(메인보드)에만 1000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간다. 또 통신 안테나와 스피커, 카메라 등의 배치에도 공간을 줄이는 아이디어가 도입됐다. 아이패드2는 각종 안테나와 스피커 모듈을 따로 배치했지만 갤럭시탭10.1은 얇은 스피커 판에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안테나를 한데 붙였다. 정 책임은 “협력사들과 긴밀히 협조해 터치스크린패널, 액정표시장치(LCD)와 배터리 뒷면 커버 두께를 확 줄였다”고 말했다.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는 기존 제품보다 25% 얇아졌다.

개발 과정에서 지역별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기능이 바뀌기도 했다. 지난달 시판된 한국판 갤럭시탭10.1에는 원래 설계에 없던 디지털미디어방송(DMB) 기능이 들어갔다. 정 책임은 “뒤늦게 결정됐지만 밤샘 작업 끝에 두께를 유지하면서 DMB 안테나를 넣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한 달여 만에 두께를 더 줄인 데 대해 조영탁 무선사업부 수석은 “내부에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변하는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전자업계에서 이미 선보인 제품 사양을 바꾸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삼성의 혁신주의가 불과 몇 주 만에 두께와 무게를 줄이게 했다”고 보도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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