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라고요?… 3년 더 근무하시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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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파격 실험
정년때 처우 그대로 보장… “우수 연구인력 확보 도움”

LG디스플레이가 연구원, 엔지니어 등의 전문성과 경험을 살리기 위해 정년이 넘어도 예전과 똑같은 직급과 연봉을 보장하며 일하게 하는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정년 후 연장근무제도’를 도입한다고 3일 밝혔다. 정년퇴직한 인력을 재고용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사규에 정년연장제도를 명시한 기업은 드물다.

LG디스플레이의 연구개발(R&D) 인력과 공정 및 장비 엔지니어들은 정년인 만 58세가 되는 시점에 해당 조직 인재개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연장근무제도의 혜택을 받게 된다. 이렇게 선발된 전문기술 인력은 3년 단위로 재계약한다. 직급, 직책, 호칭, 연봉 등 정년 때의 처우와 혜택이 그대로 유지되고, 정년을 넘어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줄이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와 다르다.

이원장 LG디스플레이 인사기획팀 차장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드는 기술 회사는 우수한 R&D 인재를 확보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며 “연구원들이 고용불안 없이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은 제도를 고안해냈다”고 말했다. 고용불안 때문에 안정된 직장으로 이직하거나 민간기업으로 오기를 꺼리는 박사급 인재가 많은데, 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년 후 연장근무제를 고안했다는 얘기다. 새로운 아이디어만큼이나 기술축적도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성 있는 인재를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회사 측은 올해 첫 정년 후 연장근무제도 선발 대상자는 10명 안팎으로 많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R&D 인력에 효과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 밖에도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대학 강의도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방안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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