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의 우리금융지주 인수 불가론이 확산되고, 사모펀드의 자금 조달 역량에 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MBK파트너스, 보고펀드, 티스톤파트너스 등 3개 사모펀드는 우리금융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각 사모펀드의 대표 또는 관계자들은 단기 투자 차익을 노리고 우리금융 인수에 나선 것이 아니고, 주요 자금조달원인 국민연금이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도 유동성은 세계적으로 넘쳐나기 때문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3개 사모펀드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MBK파트너스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의 한미은행 인수를 주도한 김병주 전 칼라일아시아 회장이 MBK파트너스의 대표로 있다. MBK파트너스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새마을금고의 한 관계자는 “MBK가 1조 원, 새마을금고가 최대 1조8000억 원 정도를 조달할 수 있다”며 “캐나다 국민연금, 중국 국부펀드, JC플라워스 등 세계 각국의 유명 투자자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모펀드라면 단기 차익, 먹튀 논란부터 먼저 나오는데 새마을금고는 우리은행과 핵심 고객 및 지점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며 “금융지주회사보다 새마을금고 컨소시엄이 인수할 때 인력 구조조정이 훨씬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금융 출범 당시 재무담당 부회장(CFO)을 지낸 민유성 티스톤파트너스 대표는 “나만큼 우리금융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며 경영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현대 경제에서는 크건 작건 금융위기가 구조적으로 되풀이되므로 지금 토종 사모펀드를 안 키우면 나중에 금융위기가 왔을 때 론스타와 같은 해외 펀드에 당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동성은 풍부하며 그중에서 우리금융의 성장을 믿고 기다려줄 투자자를 가리는 데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했다. 3개 펀드 중 가장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보고펀드다.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는 “(돈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설사 이들 사모펀드가 우리금융 인수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그다지 아쉬울 게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조 원짜리 대형 거래에 참여하면서 해당 사모펀드와 관계자의 인지도, 이름값 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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