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 15돌… 새 ‘게임 세상’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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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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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상용화된 그래픽 온라인게임, 전 국민 37%가 이용

신규 캐릭터 ‘천인’ 넥슨 제공
신규 캐릭터 ‘천인’ 넥슨 제공
1995년 초 어느 날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화실. 게임개발자였던 김정주 현 NXC 대표, 송재경 현 XL게임즈 대표가 만화가 김진 씨를 찾았다. “‘바람의 나라’를 게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적이 없는 새로운 스타일로 만들겠습니다.” 이들의 제안에 김 씨는 당황했지만 흔쾌히 승낙했다. 김 씨는 “두 사람의 눈빛이 너무 초롱초롱해 의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NXC의 온라인게임 개발사인 넥슨은 고구려 대무신왕의 정벌담을 그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 출시 15주년을 맞아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발자취와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했다. 바람의 나라는 단순히 오래된 게임이 아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그래픽 온라인게임으로 기네스북 인증을 앞두고 있다. 또 국산 온라인게임으로서는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한 ‘원조 한류’다.

○ 온라인게임의 효시, 수출 물꼬 터


바람의 나라가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모뎀이 주요 통신수단이던 15년 전, 세상에 나온 첫 그래픽 온라인게임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온라인게임은 그래픽은 없고 문자로 채팅하는 것이 전부였다. ‘세상에 없는 게임을 만들겠다’던 약속을 1년 만에 실현한 것이다. 물론 3D 게임이 주종인 지금 봤을 때는 조악하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바람의 나라가 나온 뒤로 ‘퀴즈퀴즈’ ‘카트라이더’ 등 그래픽 온라인게임이 쏟아져 나왔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국산 온라인게임 중 첫 수출작이기 때문이다. 1996년 출시 이후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콘텐츠 산업 수출액 3조2494억 원 중 게임이 56.8%를 차지했는데, 그 시발점이 바람의 나라인 것이다.

서민 넥슨 대표는 “바람의 나라가 걸어온 길이 곧 넥슨과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걸어온 길”이라고 말했다. 이를 숫자로 풀어보면 더 명확하다. 지금까지 누적 가입자 약 1800만 명으로 전 국민의 37%에 해당한다. 최고 레벨에 도달한 캐릭터 수만 약 83만 개, 업데이트된 맵(지도)은 약 3만 개에 이른다. 총 서비스 시간은 약 13만 시간. 이는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철도가 지구를 1000바퀴쯤 돌 수 있는 시간이다.

○ 진화, 축적이 15년 인기비결


사실 바람의 나라는 평면에 도트(점)를 찍어 캐릭터를 만들고 화면을 구성하는 2D(2차원) 형식이라 상식적으로 서비스가 훨씬 전에 중단됐어야 했던 게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온라인게임 인기순위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는 비결은 바로 ‘진화’와 ‘축적’이다.

넥슨은 지난 15년 동안 크고 작은 업데이트를 1000번 이상 해왔다. 이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 수백 가지의 기술, 1000여 종의 아이템을 추가하며 변화와 진화를 거듭했다. 실제로 작년까지 고구려에 국한됐던 게임 스토리에 백제 편을 새로 넣어 이야기를 한층 풍부하게 만들었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인 만큼 폭력적이지 않아 폭넓은 이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한편 넥슨은 15주년을 맞아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공개하고 신규 캐릭터 ‘천인’을 공개하는 등 새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했다. 또 20일까지 게임을 통해 ‘상품권 아이템’을 획득한 사용자에게 아이패드2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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