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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션/동아논평]대기업 꼬리 자르기 못 한다
동아일보
입력
2011-07-07 17:00
2011년 7월 7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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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권희 논설위원]
시중은행들이 대기업 계열사에 대출해줄 때 우대해주던 관행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은행들은 대기업 주력 계열사의 신용을 믿고 오너 2세 3세가 새로 만든 계열사들에 돈을 쉽게 내줬습니다.
중소기업은 창업해서 생존 단계에 접어들어서도 은행 돈 쓰기가 쉽지 않은데 대기업 계열이라면 대우가 달랐죠.
최근 3년간 국내 주요 은행의 기업신용등급 평가 때 등급이 올라간 기업은 전체의 2.9%에 불과했는데 대기업 계열사는 16.4%가 등급이 상향됐습니다.
이런 특혜를 바탕으로 대기업의 계열사 확장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은행이 대출 경쟁을 벌이자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계열사를 만드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15대 그룹 계열사는 2007년 472개에서 올해 778개로 급증했습니다.
특혜를 악용한 그룹도 생겼습니다.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계열사가 번듯한 그룹 이름을 내세워 돈을 빌려 쓰다가 부실화하자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이죠.
문제가 생길 경우 그룹이 계열사를 살릴 것처럼 믿게 해놓고 위기가 닥치니까 계열사를 없애는 식으로 꼬리 자르기를 한 것입니다.
한솔건설과 LIG건설 등은 작년 신용평가 때 B등급을 받았는데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했습니다.
꼬리 자르기는 전형적인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 사례입니다.
무리한 차입 경영에 나섰다가 성공하면 대주주가 이익을 차지하고 잘못되면 채권자에게 손실을 떠넘기는 것이죠.
부실을 은행이 떠안으면 금융시스템 전체가 불안해지고 결국은 국민이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은행들은 앞으로 대기업 계열사라고 해서 신용등급을 올려주지 않고 꼬리 자르기가 나타날 경우 그룹 전체의 여신한도를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제대로 지켜지는지 감독이 강화돼야 하겠습니다.
그룹 대주주의 자녀들이 만든 회사들은 그룹 내에서는 일감을 싹쓸이해 매출을 키우고 높은 이익률을 즐겼습니다.
은행에 가면 그룹 계열사라는 이유로 척척 돈을 빌려 쓸 수 있었습니다.
재벌 2, 3세의 편법적인 재산 불리기에 금융계가 이용당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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