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이대로 멈출쏘냐”

  • 동아일보

그랜저-K5에 밀려 주춤… 美-中선 쾌속질주
이달말 ‘세타 터보 GDi 엔진’으로 국내 반격

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모델인 ‘쏘나타’가 올해 미국에서 월평균 1만9000대가 넘게 팔리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올 4월 출시되자마자 월 6000대 이상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형인 현대차 ‘그랜저’의 선전과 사촌 격인 기아자동차 ‘K5’의 득세에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해외서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쏘나타는 1985년 처음 나온 이후 지난해 6월 글로벌 판매 500만 대를 넘어섰고 1996∼2010년 15년 동안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린 모델이다. 하지만 2009년 9월 출시된 신형 쏘나타는 국내에서 디자인이 너무 ‘튄다’는 지적과 함께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 때문인지 쏘나타는 국내에서 올해 모두 4만8000여 대가 팔렸다. 월평균 1만 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도 쏘나타와 비슷한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잘 팔리고 있다”며 “디자인의 문제이기보다는 그랜저의 신차 효과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미국 시장에 선을 보인 신형 쏘나타는 올 들어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모두 11만5000여 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9% 판매가 늘었다. 지난해는 월평균 1만6000여 대가 팔렸지만 올해는 월 1만9000여 대가 팔렸다. 특히 올해 3∼5월 3개월 연속으로 월 2만 대가 넘게 팔렸다. 이 덕분에 5월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도요타와 혼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점유율 19.0%로 중형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국내와 달리 쏘나타의 디자인에 대해 현지 반응이 뜨겁고 연료소비효율도 L당 12.8km로 높은 편이어서 고유가 시대에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쏘나타의 디자인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과거의 평범함을 버리고 새로워졌으면서도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로드 앤드 트랙’은 쏘나타 리뷰를 쓰며 “도요타, 혼다, 포드, 쉐보레, 미쓰다, 닛산의 생존이 더 어려워졌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인 오석근 전무는 “쏘나타는 현대차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특히 글로벌 업체들의 격전장인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달 말에 미국 시장에서만 판매해온 ‘2.0 세타 터보 GDi 엔진’을 적용한 ‘쏘나타 터보’를 국내에서도 내놓는 한편 2012년형 모델도 발표해 반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 세타 터보 GDi 엔진’은 배기량은 2.0L지만 최고출력은 278마력이 나온다. 올해 초 기아자동차 ‘스포티지R’에 적용돼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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