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재정장관 “투수는 구속보다 제구력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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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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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빗댄 경제 발언 화제

“투수는 구속을 1km 높이는 것보다는 제구력을 1cm 개선하는 게 낫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내년도 예산심의와 관련해 꺼낸 발언이다. 박 장관은 29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내년에는 균형재정 회복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므로 예산 심의·편성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재정투입을 무작정 확대하기보다는 적재·적소·적기에 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투수의 이야기는 치환될 수 있다”며 “예산을 요구하는 부처와 예산당국 모두 재정운용의 효율화 원칙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예산이 필요한 타이밍에 맞추어 적정한 곳에 적정한 만큼 쓰자는 것이다.

박 장관이 경제 정책을 설명하면서 야구에 빗대서 발언을 자주 해 화제를 낳고 있다. 경남 마산 출신에 부산고를 졸업한 박 장관은 롯데자이언트 광팬을 자처하고 고교 후배인 추신수 선수의 팬이기도 하다. 아무리 바빠도 심야방송의 스포츠뉴스 하이라이트는 챙겨보고 잠을 청할 정도로 ‘야구 마니아’.

이에 앞서 그는 24일 경제 5단체장과의 상견례에서도 “야구에서 희생타가 타율에는 인정이 안 되고 타점은 기록해 주는 규칙은 희생을 팀에서 값지게 받아들이는 징표”라며 기업의 휘발유값 및 통신요금 인하를 ‘희생타’에 비유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또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8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도 재정부의 역할을 포수에 비유했다. 투수의 공을 받는 포수는 야구에서 수비 위치를 정해주고 투수를 리드하
는 안방마님이라는 의미다. 그는 이날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포수처럼 가장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에도 그는 자신의 역할을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 중간에 등판하는 ‘중간계투’로 비유하곤 했다. 전임 고용부 장관인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노사문화 선진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과 제도적 틀을 만들었다면 자신은 그 제도를 잘 손질해 완성하고 성과를 내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에서였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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